<앵커>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 경쟁이 갈수록 과열되면서 금융당국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들썩이는 주가에 따른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됩니다.
김형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자,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우군 베인캐피털과 손잡고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경쟁적으로 매수 가격을 올리면서 주가가 두 달 만에 50% 넘게 급등했습니다.
경영권 분쟁을 겪는 기업의 주가 변동폭이 큰 건 흔히 있는 일이지만, 고려아연 사태는 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묻고 더블로' 식의 공개매수가 상향, 경영진 배임 논란에 따른 양 측의 맞고소 등 누가 이기든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입니다.
여론전 과열 양상이 식지 않자 금융감독원은 양측의 주식 공개매수 경쟁에 대한 불공정거래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은 모두 상대방의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조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한 가운데, 공시 전에 고가로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을 밝히거나 상대방의 자사주 취득 가능 규모가 과장됐다는 등의 풍문에 대한 조사입니다.
[박주근/리더스인덱스 대표 : 자본시장에도 폐가 될 것이고, '승자의 저주'로 인해 고려아연에 대한 자체 경쟁력도 떨어질 텐데 여기에 대한 우려도 포함된 것 같고….]
투자자 피해 우려도 고려됐습니다.
공개매수 기간 중이라도 분쟁이 끝나면 주가가 폭락할 수 있고, 공개매수로 얻은 차익은 일반 주식 매도 때보다 세금이 더 붙기 때문입니다.
단기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일부 증권사는 고려아연에 대한 신용대출을 전격 중단했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서승현·이민재)
김형래 기자 mr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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