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서 수십억 훔친 관리인 송치…풀리지 않은 의문들
[앵커]
서울 도심의 한 임대형 무인 창고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훔친 관리인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절도범은 잡혔지만 현금의 출처와 공범 유무 등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닌데요.
방준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경찰서에서 나옵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임대형 무인 창고에서 고객 돈 수십억 원을 훔쳐 달아난 40대 관리인입니다.
야간방실침입절도 등 혐의로 송치된 A씨는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훔친 돈 어디에 쓰려고 했습니까?) 죄송합니다. (가족까지 동원됐는데 또 다른 공범 있나요?) 죄송합니다."
범인은 잡았는데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경찰이 A씨에게서 압수한 금액은 40억 원 정도로, 애초에 피해자가 신고한 금액인 68억 원과는 차이가 큽니다.
경찰은 피해자 지시로 현금을 옮기기 위해 창고에 갔다가 현금이 사라진 사실을 피해자에게 알린 30대 여성도 절도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인데, 아직까지 공모 여부나 남은 28억원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 A씨는 창고를 점검하다 지퍼가 열린 돈가방을 우연히 발견했다고 했지만, 개인 창고에 거액의 현금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도 의문입니다.
"고객이 보관하고 있는 물품을 임의로 열어볼 수 없어요. 저희가 사전에 확인하는 것도 아니고요. 우연히 발견했다는 건 말이 안되긴 하죠."
현금 운반을 도운 A씨의 어머니는 훔친 돈인 줄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수십 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은행이나 금고형 창고가 아닌 무인 임대형 창고에 보관한 경위도 수사 대상입니다.
피해자는 본인을 자영업자라 밝혔는데, 현금 출처에 대해선 입을 닫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금을 가져간 뒤 가방 안에 A4용지를 가득 채우고 "나를 모른 척 하면 나도 아무 말 하지 않겠다"는 메모를 남긴 점도 미심쩍은 대목입니다.
경찰은 해당 자금이 범죄 수익금일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방준혁입니다. (bang@yna.co.kr)
[영상취재 기자 홍수호·최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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