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이곳 지리산에서는 반달곰 복원 사업이 진행 중인데요.
현재 80여 마리로 추정될 정도로 반달곰 개체수가 많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인근 주민들의 기물피해도 늘고 있고, 인명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올해가 반달곰 복원사업을 시작한 지 20년 되는 해인데요.
사람과 곰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봤습니다.
◀ 리포트 ▶
구례읍내가 멀지 않은 지리산 자락에 놓인 벌통에 검고 큰 동물이 접근합니다.
반달가슴곰입니다.
꿀을 훔쳐먹으려고 벌통을 부수고 넘어뜨립니다.
하지만 벌들이 달려들자 이겨내지 못하고 도망갑니다.
[반달곰 피해 주민]
"(벌통) 하나는 저기 던져놓고. 여기 또 하나 던져놓고."
2004년 반달곰 복원이 시작된 이래 주민들의 벌통이나 기물이 훼손되는 일은 계속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보험을 통해 보상한 피해만 작년까지 572건, 10억 2천여만 원입니다.
정부가 피해를 예방하겠다며 취하는 가장 큰 조치는 복원 초기부터 지금까지 '위치추적'입니다.
하지만 자연상태에서 태어나거나 추적기 배터리가 방전돼 추적 안 되는 곰이 이제 60% 이상입니다.
속리산 인근까지 이동했던 반달곰 KM53이 배터리 교체를 위해 마취총을 맞고 익사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박영철/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개별 개체) 모니터링 보다는 밀도 중심의 모니터링으로 전환해서 종합적으로 서식지 관리 쪽으로 가야되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기 위해선 안정적인 서식지 확대가 제일 중요합니다.
환경부는 생태통로 연결과 훼손지 복원 등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 사업을 지속 추진 중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탐방로 확대와 케이블카 설치 요구 등도 여전합니다.
[윤주옥/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이사]
"서식지가 좁아지면 곰들이 어떻게 하겠어요? 밑으로 내려오는 거예요. 민가로. 민가에는 더군다나 꿀도 있고, 사과도 있고, 먹을 것도 많고…"
반복되는 피해와 정책 논란에도 불구하고 곰은 어느덧 지리산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산에서 나물과 버섯을 채취하다 곰을 6번 마주쳤다는 한형석 씨는 곰이 더 이상 위험한 동물로만 여겨지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한형석/전남 구례군 직전마을]
"주민들하고도 대화를 해보면 상당히 호의적이에요. 반달곰이 여기 있다는 것에 대해서 나름 자부심까지는 아니지만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전문가와 주민들은 앞으로도 곰과 인간이 거리를 유지하면서 공존할 수 있도록 '곰 스프레이' 소지 규제 완화, 탐방객 안내 강화와 같은 구체적인 조치들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한재훈 윤병순 / 영상편집 :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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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한재훈 윤병순 / 영상편집 : 안윤선
김민욱 기자(woo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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