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할 배상금을 일본 기업 대신 우리 정부가 민간 기부금을 받아 지원하는 '제3자 변제' 방식을 수용한 징용피해자가 한 명 더 늘었습니다.
얼마 전 양금덕 할머니에 이어 이번에는 이춘식 할아버지가 3자 변제를 수용한 건데요.
하지만 일부 가족들은 할아버지의 의사 표현이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추진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영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일본전범기업 대신 우리 정부가 배상하는 이른바 '제3자 변제안'
1년 전 만해도 이춘식 할아버지는 제3자 변제안을 공개적으로 거부해왔습니다.
[이춘식 할아버지(지난해 9월)]
"내가 일본 가서, 그 일본 가서 고생을 했는데 한국에다가 떠맡긴다는 건 안 되고 말이지."
그런데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은 이 할아버지 측이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수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춘식 할아버지가 제3자 변제안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 가족들은 올해로 104살인 이춘식 할아버지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이뤄졌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투병 중인 이 할아버지가 의사결정을 전혀 할 수 없는 위독한 상태라는 겁니다.
[이창환/이춘식 할아버지 장남]
"현재 형제 중 일부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곧 누가 서명을 한 것이고 누가 돈을 수령했는지 확인하고자 합니다. 이를 취소할 수 있는지도 논의하겠습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정부가 일부 자녀들을 회유해 제3자 변제안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국언/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당사자의 법정대리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자녀들을 회유해서 제3자 변제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최근 양금덕 할머니에 이어 이춘식 할아버지까지 배상금을 받으면서 피해자들 15명 중 제3자 변제 방식을 받아들인 건 13명으로 늘었습니다.
MBC뉴스 김영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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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창 기자(seo@k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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