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가족여행을 가장해 국내로 마약을 들여온 뒤 전국에 유통한 마약 조직원들이 구속됐습니다.
기내수하물은 사실상 전수조사가 어려운 헛점을 노려 4차례나 세관을 통과해 마약을 들여왔습니다.
이재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33살 남성이 커다란 여행 가방을 끌고 아내, 자녀들과 함께 집에 돌아옵니다.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모습이지만, 배낭엔 마약이 들어있습니다.
이 남성은 총책에게 지시를 받아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마약을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세관의 검색은 한 번도 받지 않았습니다.
위탁수하물과 달리, 승객이 직접 소지한 채 항공편에 탑승하는 기내수하물은 국내 반입 시, 엑스레이 검사를 통과하지 않는 허점을 노린 겁니다.
[박원식/강남경찰서 형사2과장 (어제)]
"필리핀 공항에서 엑스레이 검색대를 거쳐서 통과를 하고 나면 (기내수하물은) 인천공항에서 선택적 검색을 진행을 하는 부분이거든요. 아이들 손을 잡고 배낭을 메고 들어오면 걸리지 않을 것 같은…"
관세청은 "자체 추적기법으로 기내 수하물을 검사하지만 연간 입국자가 3천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전수검사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남성은 이렇게 들여온 마약을 야산에 숨겼습니다.
45살 여성 등 2명은 숨겨놓은 마약을 소분해 판매책인 21살 남성에게 전달했고 판매책 남성은 약속한 비밀 장소에 마약을 두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시켰습니다.
경찰은 마약 밀반입 등의 혐의로 마약조직 일당 4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이들은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통해 모집돼 서로 존재를 모른 채 신원미상의 총책 지시로 밀반입과 유통, 운반으로 역할이 나뉘어 조직적으로 마약을 전국에 팔아넘겼습니다.
밀반입한 마약은 필로폰 6.6킬로그램, 케타민 803그램 등으로 30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며 시가로는 35억 원 상당입니다.
경찰은 이 가운데, 시중에 유통하지 못한 필로폰 3.2킬로그램, 케타민 803그램을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총책 등 윗선과 나머지 운반책과 매수자 등을 쫓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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