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대통령실이 최근 3년간 지급된 민간단체 보조금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개인 해외여행 경비 사용 등 부정사용 금액이 3백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가 내년부터 보조금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김민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제적 교류 증진을 위해 설립된 한 민간단체.
연간 1억 원 안팎의 국고보조금을 받았는데, 사무총장은 그 돈으로 해외여행을 다녔습니다.
그렇게 세금을 개인적으로 쓴 비용만 1천3백만 원이 넘습니다.
일자리 보조금을 받은 단체는 이미 창업하거나, 직장을 구한 사람에게 지원금을 나눠줬고, 민족영웅을 발굴하겠다며 받은 돈으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정치적 강의로 채운 곳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횡령과 리베이트 수수 등 적발된 보조금 사업은 만이천여개 감사 대상 가운데 1천8백여 건.
부정사용금액만 314억 원에 달합니다.
[이관섭/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횡령, 리베이트 등 사안이 심각한 86건은 고발 또는 수사 의뢰하고, 300여 건은 감사원에 추가적 감사를 의뢰하겠습니다."
보조금 부정 사용이 많은 이유를 지난 정부에서 찾았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고보조금이 문재인 정권에서 2조 원 이상 늘었는데, 이를 감시할 정부 시스템은 취약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국민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강조했습니다.
민간단체 전체를 대상으로 했지만, 정부에 대한 견제가 주역할인 시민단체 위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야권과 시민단체, 노동조합을 '이권 카르텔' 로 규정해왔는데, 여당도 이번 감사 결과를 유독 시민단체에 겨냥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그동안 시민단체에 보조금을 퍼주고 방치하기만 했던 문(文) 정권의 폐해라 할 것입니다."
[김남근/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
"정치적으로 길들이기 위해서 정권의 우호적인 시민단체를 육성하기 위해서 보조금 사업들을 활용한다면 권력의 남용이고 위헌적인 행위다."
윤석열 정부는 보조금 지급을 대폭 줄이고 사업 구조조정도 예고했습니다.
예산은 내년에만 5천 억 원이 줄어듭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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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찬 기자(mckim@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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