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 해병대 부사관 초급 간부가 병사들에게 가혹 행위를 일삼아 왔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수시로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고, 전선으로 목을 조르는 등 엽기적인 폭행을 했는데요.
MBC 취재가 시작되자, 해병대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화도 해안 경계 임무를 맡고 있는 해병대 2사단의 한 부대입니다.
이 부대 병사 8명이 상관인 한 부사관에게 가혹행위를 당하고 있다는 제보가 MBC에 들어왔습니다.
[피해 병사 아버지]
"아버지 입장에서 마음도 아프고, 또 애가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이런 생각 때문에 연락을 하게 됐습니다."
병사들이 직접 쓴 진술서에 따르면, 한 병사는 이 부사관에게 수시로 목이 졸리는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말 하루는 7초 정도 동안 목을 뒤에서 팔로 조르는 일명 '백초크'를 당했는데, 목에 상처가 났고 기절할 뻔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병사는 경계 근무 중, 이 부사관이 관측장비 전선으로 목을 조였고 의식을 잃을 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 병사 아버지]
"애를 목을 졸라 가지고 얼마나 버티냐고 그걸 얘기를 하면서 목을 조르더랍니다. 전투화 발로 정강이를 차고 기본적으로 맨날 뺨을 때리고"
한 병사는 '케이블 타이'로 손목이 묶이기까지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 병사에겐 여자친구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협박해 받아낸 뒤, SNS에 올려둔 사진을 두고 성적 발언을 하는가 하면, 점호 브리핑을 한 글자씩 거꾸로 할 때 까지 잠을 재우지 않는 가혹행위도 있었다고 합니다.
피해 병사들은 극심한 불안을 호소했습니다.
한 병사는 진술서에 "매일 자아를 없애라", "무표정으로 시키는 것만 해라고 윽박질러 이제는 내가 사람이 맞나 싶다" "정신적으로 매우 고통스럽다"고 적었습니다.
[피해 병사 아버지]
"부대장이나 중대장한테 얘기를 하지 왜 안 했냐 그랬더니 안 들어준다 이거야. 똑같은 사람들이라 이거야. 안 들어준대."
취재가 시작되자, 해병대는 조사에 착수했으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해병대는 선임 병사가 후임을 엎드려뻗쳐 시켜 놓고, 머리채를 흔드는 가혹행위를 하는 듯한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애초 이 영상을 "동기들끼리 연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가 뒤늦게 거짓으로 드러난 건데, 해병대가 사건 축소에 급급했다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 위동원, 이주혁 / 영상편집 : 배우진 / 삽화 : 박광용, 강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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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위동원, 이주혁 / 영상편집 : 배우진
정동훈 기자(jd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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