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이광연 앵커, 정진형 앵커
■ 출연 : 박찬하 축구해설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리 선수들의 오늘 경기 분석해보고, 남은 3, 4위 결정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박찬하 해설위원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경기 보려고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신분들 많을 것 같은데 총평부터 들어보죠.
[박찬하]
일단 우리 선수들이 지난 2019년 대회에 이어서 다시 한 번 4강 진출에 성공을 했고요. 지난 2019년 대회처럼 결승 무대를 밟아서 4년 전에 형들이 보여줬던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지고 돌아왔으면 너무나 좋았겠지만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두 대회 연속으로 4강에 가는 쾌거. 아시아 최초거든요. 그런 결과물들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번 대회 우리가 치를 수 있는 경기는 총 7경기입니다. 결승이 아니라 3, 4위전이지만 마지막 7경기까지 다 치르고 돌아올 수 있게 되서 선수들에게 무한 박수보내고 싶고 잘했다는 말, 계속해서 해 주고 싶습니다.
[앵커]
제가 앞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졌잘싸, 졌지만 잘 싸웠다. 이런 말이 참 잘 어울리는 경기가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하지만 우리 U20 월드컵 우승을 향한 여정이 마무리가 됐잖아요. 우리 위원님이 보시기에는 총평, 점수로 매기자면 몇 점을 주시겠습니까?
[박찬하]
제가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해서 나라를 대표해서, 그리고 또 그 먼 아르헨티나라는 낯선 땅까지 가서 조별리그 3경기, 토너먼트 16강부터 지금까지 경기를 치러오고 아직 1경기가 더 남은 선수들에게 감히 점수를 매기기는 너무나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런데 매우 조심스럽지만 그럴 자격이 주어진다면 그냥 몇 점이건 가장 많이 줄 수 있는 점수. 만점을 저는 주고 싶다는 마음밖에 없고요.
그 정도로 우리 선수들이 이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라든가 그리고 또 이번 대회가 당초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치러졌어야 되는데 인도네시아와 이스라엘 관계가 안 좋았기 때문에 그래서 갑작스럽게 대회 장소가 우리의 반대편이라고 할 수 있는 남미 아르헨티나로 결정이 됐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라든가 또 대회에 임박해서 우리가 캠프를 차린다거나 이런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가서 좋은 경기를 하고 또 결과를 가지고 돌아왔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점수로 이 선수들을 평가하기에는 아쉬운 마음, 이런 마음이 있어요.
[앵커]
아무리 전문가라도 감정이 있기 때문에 지금 선제골 내준 이후 곧바로 만회를 한 시점, 그리고 만회하고 나서 후반전 막판에 결승골을 내주고 패배했거든요. 만회하고 나서 결승골 그 사이에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하셨어요, 보시면서?
[박찬하]
우리가 후반전에 많이 밀어붙였습니다. 이탈리아와의 경기는 당초에 예상은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만났던 상대 가운데 가장 강한 상대이고 그리고 가장 약점이 적은 상대고 그리고 우리와 스타일이 대동소이한 데다가 우리보다 높이가 더 높고 힘을 더 가졌다는 점에서 정말 쉽지 않은 경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실제로 뚜껑을 열었을 때는 이탈리아가 우리를 상대로 초반부터 많은 압박을 걸어왔고요.
그래서 우리가 어렵게 경기를 시작을 했어요. 그러니까 선취골을 내주면 정말 이 경기가 우리는 쉽지 않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던 찰나에 선취골을 내주면서 경기를 시작했잖아요. 그래도 곧바로 따라붙으면서 역시 우리가 저력을 가지고 있구나. 이탈리아를 당황케 하면서 한번 흔들어볼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후반에는 우리가 기회도 많이 얻었고 골 결정력이 뒤따를 수만 있었다면 이탈리아를 상대로 이기고 우리가 결승 진출까지 갈 수도 있었을 텐데 마지막에 골 결정력이 뒤따르지 않은 게 너무나 애석할 따름이고요.
그리고 이탈리아가 마지막에 파푼디 선수를 투입하면서 파푼디 선수가 결승 프리킥골을 기록했는데 이 선수는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A 우디네세라는 클럽에서 뛰고 있는데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선수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 선수가 17살이거든요. 그러니까 월반을 해서 이번 월드컵에 참여하고 있고 16세 나이 때는 이탈리아 대표팀 최연소 출전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개인 역량이 있는 선수예요. 그런 선수에게 우리가 1골을 허용했다는 건 우리가 기분이 안 좋거나 이럴 일 전혀 아니고요.
[앵커]
아까 스타일이 대동소이하다고 하셨거든요. 그건 어떤 의미인가요?
[박찬하]
이탈리아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그대로 흡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것은 선수비, 후역습. 그리고 어느 정도 실리적인 콘셉트를 가지고 경기를 했고요. 그리고 역습 상황이라든가 이런 데서 만들어낸 골도 있었습니다마는 높이를 앞세운 세트피스 한 방, 머리를 쓰면서 우리가 결정적인 상황상황마다 골 결정력을 보여줬잖아요.
그러니까 이탈리아는 그것보다 더 높았어요. 이 팀은 평균 신장도 그렇고 골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높이를 앞세운 공격, 그리고 높이에서 직접 나오는 공격뿐만 아니라 그 공을 떨어뜨려서 세컨드 볼을 가져가는 전략을 능수능란하게 이번 대회에 구사했습니다.
[앵커]
물론 그런 전력도 좋았는데 사실 아까 압박 이야기를 하셨단 말이죠. 이탈리아 선수들의 경기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너무 거칠다. 이런 느낌을 저는 개인적으로 받았거든요. 어떻게 보셨어요?
[박찬하]
많이 거칠었고 우리 선수들 많이 맞기도 했고요. 손도 많이 쓰고 그리고 팔꿈치 쓰면서 우리 선수들이 상대의 힘이라든가 이런 데 있어서 적지 않게 당황할 만한 상황들의 연속이었는데 이탈리아 선수들이 조별리그부터 해서 16강, 8강 그리고 우리와 만나기전까지는 이렇게 반칙을 많이 하면서 어떻게 말하면 지저분한 경기를 했다고 볼 수도 있는데 이런 경기를 많이 하지 않았거든요.
그만큼 우리와의 경기가 그들로서도 어려웠고 그리고 선취골을 넣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을 했지만 곧바로 동점을 허용했잖아요.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우리의 대응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잘 준비된 상태로 경기를 하다 보니까 스스로 흔들리면서 안 해야 될 플레이들, 그리고 나오지 말아야 될 플레이를 많이 하지 않았나 이런 예상을 해 봅니다.
[앵커]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이탈리아 파울 26개. 져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댓글에도 심판 얘기가 많고 전문가로서 이건 정말 심했다 하는 건 어떤 장면인가요?
[박찬하]
이번 대회를 돌아봤을 때는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그렇고요. 우리가 프랑스와의 경기를 이기면서 시작을 했지만 그 경기에서 우리가 석연치 않은 과정에서 내줬던 페널티부터 경기를 돌아보면 우리는 냉정하게 얘기해서 이게 팔이 안으로 굽어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심판의 판정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 대회였어요. 그렇게 요소요소마다 단기 대회이고 그리고 이런 토너먼트 무대에서는 담판 승부잖아요.
그래서 작은 행운 하나, 그리고 심판의 판정 하나, 이런 것들로 인해서 우리가 도움을 크게 받을 수도 있고 그로 인해서 우리가 오히려 반대로 팀이 크게 휘청거릴 수도 있는데 우리는 그런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거든요. 판정이라는 게 도움을 받을 때도 있고 받지 않을 때도 있지만 오히려 그 판정에 의해서 손해를 보면 안 되잖아요. 우리는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들이 많았었는데 그럼에도 그걸 선수들이 다 이겨내고 그리고 그런 판정이 있을 때마다 코칭 스태프라든지 선수들이 동요되지 않고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우리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말씀하셨던 부분에서 역량 그다음에 이탈리아 선수들의 신체 조건. 그다음에 심판의 판정까지 따라주지 않은 이런 경기, 이런 어려운 경기를 치르면서 우리 위원님께서 보시기에 단 1명의 MVP를 꼽자면 누가 있을까요? 우리 선수들 중에.
[박찬하]
제가 이런 메이저대회라든가 성인 월드컵도 그렇고 연령별 대회도 그렇고 그런 질문을 거의 매번 받는 것 같은데요. 정말 어려워요. 정말 어렵고 제가 지난 카타르 월드컵 때도 아마 이 자리에서 비슷한 질문을 받았던 것 같은데 그때 했던 답은 우리 선수단이었거든요. 20세 이하 월드컵도 저는 마찬가지입니다. 그 누구 1명을 MVP로 뽑기에는 선택받지 않은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하고요. 선택받지 않은 선수들도 충분히 MVP를 받을 만한, 우리가 마음속으로 주는 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선수단, 코칭스태프들 다 공을 돌리고 싶습니다.
[앵커]
위원님도 매번 그런 질문을 받으시고 우리도 알면서 질문하는 건 그만큼 중요하고 궁금하겠네요.
그러면 이렇게 바꿔서 질문 드릴게요. 가능성이 엿보인 선수들은 누구일까요? 해외에서도 굉장히 관심 있게 봤을 것 같아요.
[박찬하]
그렇죠. 20세 이하 월드컵은 성인 무대로 가는 징검다리 격이죠. 그래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성공하면 성인 무대에서 성공하는 바로미터다, 이런 얘기들이 수십 년 전부터, 이 대회가 창설될 때부터 나왔던 얘기거든요.
그래서 이번 대회에 관심이 가는 선수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맹활약을 했었던, 전반보다 후반에 훨씬 더 좋은 활약을 했었던 우리 등번호 10번의 배준호 선수. 배준호 선수의 좋은 개인 기량, 컨트롤, 전진 드리블 능력, 이런 것들을 조별리그 치르고 또 토너먼트를 치르면 치를수록 이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배준호 선수의 흥미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고요.
그리고 또 이번 대회 벌써 공격 포인트를 6개 만들어내고 있는 이승원 선수. 이승원 선수는 포지션이 중앙 미드필더인데 중앙 미드필더가 또 축구 선수 11명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라인업을 짜는 데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포지션이잖아요. 그래서 이승원 선수도 이번 대회를 통해서 가능성 이상을 내비쳤다는 생각이고요.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다른 선수들도 많이 고생을 했는데 이영준 선수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인데 이 선수가 왜 다른 선수들보다 더 고생을 많이 했냐면 교체해 줄 만한 선수가 없어서 조별리그부터 오늘 새벽에 있었던 이탈리아와의 경기까지 거의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습니다.
[앵커]
피로가 많이 누적이 됐겠네요.
[박찬하]
아무래도 소모가 다른 선수들보다 심했을 거고요. 우리가 18일 동안 6경기를 치렀거든요. 거의 3일에 한 번꼴로 경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영준 선수 칭찬은 꼭 하고 싶습니다.
[앵커]
저는 김준홍 선수가 오늘 참 골을 거의 뭐 들어간걸 거의 막았잖아요. 골키퍼 얘기는 왜 안 하셨어요?
[박찬하]
김준홍 선수는 제가 잊었습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그리고 김준홍 선수 얘기도 꼭 해야죠.
[앵커]
별명이 빛준홍이라고 하더라고요. 감독님은 어떻습니까? 김은중 감독. 전술 능력에 대한 평가까지 한번 들어보죠.
[박찬하]
김은중 감독이 이번 20세 이하 선수들을 이끌고 아시아 대회에서 출전권 따내고 그리고 과연 월드컵 가서 어떤 성과를 낼까. 궁금하기도 했었고요. 그래서 흥미롭게 지켜봤었는데 당초에 이번 월드컵에 참가하는 우리 선수들의 평가는 그리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2019년에 우리가 결승이라는 무대까지 밟았기 때문에 이 선수단에게 가는 부담도 그 대회보다 더 컸을 거고 성적에 대한 압박도 있었고 그리고 4년 만에 치러지는 대회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뭔가 또 잘하고 싶은 그런 마음들도 있었을 텐데 냉정하게도 대회 전까지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 했거든요.
하지만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통해서 우리가 훨씬 더 준비가 잘 돼 있는 팀이구나라는 걸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우리가 항상 아시아 대회와 피파 대회를 병행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은 아시아 대회에서는 우리는 항상 강팀이고 그래서 주도를 해야 되고 수비를 많이 하는 팀을 상대로 축구를 해서 이겨야 되는 그런 전략 전술을 짜야 되는데 세계대회 나가면 그 반대로 우리가 경기를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이원화할 것인가, 그것이 포인트가 있는데 김은중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는 실리적인 컨셉트로 수비를 단단히 만들어놓은 다음에 빠른 역습, 그리고 정교한 세트피스 한 방, 이런 것들로 대회를 치러나갔고, 그것이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앵커]
아쉽게도 우승을 향한 도전은 여기서 멈췄지만 이제 3, 4위전 결정전이 남아있지 않습니까? 이스라엘과 경기를 해야 될 텐데 이스라엘은 어떤 팀이고 또 저희가 어떤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준비를 해야 될까요?
[박찬하]
이스라엘은 과거에 아시아 축구연맹 소속 국가였죠. 그래서 우리와 대표팀 경기도 많이 했었고 이렇다가 이스라엘이 유럽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유럽 쪽으로 넘어가고 나서부터는 축구에서 경쟁력이 그렇게 좋은 상태는 아니었습니다마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이스라엘의 대표팀의 경쟁력도 그렇고 확실히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제는 이스라엘 국가대표팀도 유럽에서 경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고 대표팀의 경쟁력, 그리고 대표팀의 전력이 좋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어린 선수들이 뒤에서 뒷받침을 많이 해 줬다는 얘기도 되거든요.
그래서 이번 20세 이하 월드컵에 참가하는 이스라엘 선수들도 개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고 그리고 협회 차원에서 이 선수를 발전시키기 위한 전체프로그램이 잘 짜여져 있고요. 그래서 출전권이 걸린 유럽 대회에서 이스라엘이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이번 대회를 보면 한 명 한 명 특출난 선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우리 대표팀과 마찬가지로 전체 선수들이 조직력이 잘 갖춰져 있고요. 그리고 1명, 1명 에이스는 없지만 모든 선수들이 두루 고른 기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마지막 한 경기 남았잖아요. 마지막 경기 잘 준비해서 또 좋은 성과를 냈으면 합니다.
[앵커]
그 한 명 한 명에 대한 박찬하 위원님의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 그런 대담이었습니다. 일단 월요일 새벽 2시 반 유종의 미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위원님,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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