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칠석날 맞아 혼인 건수 반짝 증가…온라인엔 '애인 대행' 상품
[앵커]
중국에서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석날을 맞아 혼인 건수가 반짝 증가했습니다.
결혼 인구가 줄다 보니 특정한 날짜에만 몰린 건데, 연인을 사귀기보다는 돈을 주고 일회성 만남을 하려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배삼진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신혼부부들.
중국 장시성에서는 칠석명절을 맞아 전통 혼례 방식으로 100쌍이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석날은 중국에서 부부의 연을 맺는 '길일'로 통하는데, 상하이에서만 1,982쌍이 혼인신고를 해 작년 대비 32.5% 증가했습니다.
"칠석이라는 말이 (중국어로) 기쁘다는 발음과 비슷하잖아요. 이날 이후에도 기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중국의 올해 상반기 혼인신고 건수는 343만건, 지난해 대비 12.7% 줄어 2013년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습니다.
혼인 건수가 줄어든 건 결혼 적령기 인구 감소와 성비 불균형, 높은 혼인 비용과 취업·경제난 등이 이유로 꼽힙니다.
평균 초혼 연령도 10년 새 4년 가까이 늘었는데, 경제 침체와 취업난 등으로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겁니다.
연인끼리 감정을 교류하는 관계보다 필요에 따라 돈으로 살 수 있는 일회성 만남을 선호하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대도시에서는 여자친구 대행 노점상이 등장했는데, 같이 영화 보기는 15위안, 우리 돈 2800원, 술친구는 40위안, 7600원이면 가능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연인 대행 상품의 경우, 한 달간 문자와 전화 통화 시 1만 위안, 190만원 정도가 소요됩니다.
"시간은 소중한데, 시간과 정력을 소비해서 연애를 통해 동등한 보상을 받을 방법이 없어요. 대리 친구와는 부담 없는 사교를 할 수 있고, 편안하고 자유롭고 에너지도 덜 쓸 수 있습니다."
결혼 기피 현상에 12개 성에서는 가족의 중요성과 결혼 문화 등을 공부하는 결혼학과가 대학에 처음으로 생기지만 회의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 내에서는 혼인 건수가 줄면서 출산율 역시 감소세로, 올해 중국의 도시 반려동물 수가 4세 아동 숫자보다 많아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bae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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