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 얼차려 사망' 첫 재판…지휘관들 "고의성 없었다"
[앵커]
지난 5월 강원도 인제군의 한 신병교육대에서 규정에 어긋난 얼차려로 훈련병 한 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처음으로 재판정에 섰습니다.
학대에 고의성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에 유가족 측은 분통을 터뜨리며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법무부 호송버스에 탄 재소자들이 하나둘 법정으로 들어가자 여기저기서 고성이 터져 나옵니다.
규정에 어긋난 군기 훈련, 일명 얼차려를 지시해 훈련병 1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중대장과 부중대장의 법정 출석 모습입니다.
첫 재판에서 이들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학대치사 혐의는 모두 부인했습니다.
학대에 고의성이 없었고 당시 얼차려로 훈련병이 사망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예견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특히 중대장 측은 부중대장에게 군기 훈련을 지시하겠다는 보고만 받았고, 완전군장 상태로 실시할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반대로 부중대장 측은 완전군장과 구보를 실시한 것은 인정하지만 규정에 어긋난 뜀걸음과 팔굽혀펴기는 중대장이 지시를 내려 사망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을 방청한 유가족 측과 군인권센터는 피고인들이 사과는커녕 법적인 논리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가혹행위에 대해서는 범위를 인정하고 그 사실을 인정하면서 학대에 대해서는 갑자기 고의가 없다. 이런 논리는 사실은 좀 그렇게 자연스럽지 않고 불합리한 것으로 저희는 평가가 됩니다."
"본인들이 책임이 없다는 것을 강변하기에 급급한 모습에 유가족들이 다시 한번 상처를 법정에서 입었다는 것이 중요한 지점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7일, 숨진 훈련병과 함께 얼차려를 받았던 동기 5명에 대한 증인신문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두 피고인 모두 학대치사 혐의를 전면 부인한 데다 서로에게 책임까지 떠넘기고 있어 향후 재판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영상취재기자 : 박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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