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구촌 곳곳이 이상 고온으로 몸살을 앓는 요즘, 태국도 섭씨 40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전력 사용 급증으로 전기 요금 부담이 커지고 농작물 생산 부진에 물가가 들썩이면서 한인 동포들도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기성 리포터입니다.
[기자]
크고 작은 부채부터 휴대용 선풍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열을 식히고,
찬 음료를 파는 노점상에는 줄이 이어지지만, 타는 듯한 더위와 갈증을 떨치기엔 역부족.
때 이른 이상 고온 현상에 태국이 펄펄 끓고 있습니다.
4월 최고 기온은 45.4도, 5월에도 40도에 육박하는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높은 습도에, 체감 기온은 50도를 넘기 일쑤입니다.
[암포른 수페세릇 / 상인 : 물과 얼음을 계속 마시고 있어요. 가끔 근처 편의점에 가서 쉬기도 해요. 그러면 좀 나아요.]
기록적인 더위에 냉방 기기 등의 전력 사용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4월 6일 하루 전력 사용량이 3만9천 메가와트를 넘기며, 이전 일일 최고 기록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자연히 전기 요금도 갑자기 늘어나면서, 특히 서민들로서는 한 달 수입의 상당 부분을 전기료로 지출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나프라티 카르킷 / 오토바이 기사 : 날씨가 너무 더워요. 지난달에는 500 바트 (약 2만 원) 정도 냈는데 이번에는 1,200 바트 (약 4만5천 원) 정도 낼 듯해요.]
동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최종우 씨는 카페 영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온종일 에어컨을 켜는 것도 모자라 집에서 쓰던 선풍기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최종우 / 카페 운영 : 가정용 전기요금에 비해서 상업용 전기요금이 조금 더 비싼 편이다 보니까 요즘 같은 시기에는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큽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볕더위 때문에 농작물 생산은 크게 줄고 있습니다.
전기 요금 부담에 작황 부진까지 겹치면서 전반적인 물가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혜란 / 태국 방콕 : 폭염이라서 채소가 잘 자라지 않아서 굉장히 물가가 많이 상승하고 있어요. 그래서 폭염이 지나야 물가도 좀 내리고…."]
[박병권 / 태국 방콕 : 날씨가 더워져서 전기요금이 오르다 보니까 다른 물가도 같이 상승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엘니뇨 현상으로 태국의 우기가 예년보다 늦게 시작되고 강수량도 적을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태국 당국이 올여름 물 부족 현상을 예고하며 농민들에게 쌀 재배량을 줄이라고 권고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외국 관광객이 유입되며 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던 동포들은 힘겨운 폭염과 물가 상승에 다시 발목을 잡히는 건 아닌지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태국 방콕에서 YTN 월드 김기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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