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탄핵 무산 후폭풍에 오늘(9일) 금융시장도 출렁였습니다. 코스피는 3% 가까이, 코스닥은 5% 넘게 뚝 떨어졌고, 환율도 1430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정부가 수천억원을 풀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합니다.
공다솜 기자입니다.
[기자]
개장부터 하락한 코스피는 2.78% 내린 2360.58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종가 기준 2400선이 무너진 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입니다.
코스닥은 5% 넘게 급락하며 코로나 사태가 막 시작한 2020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탄핵이 불발되며 개인투자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여파입니다.
계엄 사태 직후엔 주식을 사들였던 개인투자자는 오늘 하루에만 1조2천억원 넘게 팔아치웠습니다.
[정의정/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 여기서 또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고 국내 투자는 불안하다는 이런 심리가 팽배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먼저 팔자' 그런 물량이…]
[우석진/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 여당과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장기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시장에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쌓이고 있는 거거든요.]
계엄 사태 이후 오늘까지 국내 증시에서 증발한 시총은 140조원이 넘는 걸로 추산됩니다.
오늘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7원 넘게 오른 1437원대까지 급등했는데, 일부 기관은 15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자, 정부는 증시와 외환시장에 최대 43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외부 경고음도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앞선 두 차례 탄핵을 언급하며, "과거 정치적 혼란은 당시 경제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분석했습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소비 심리 자체를 위축시키니까 정부가 어떤 경기부양책을 써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거든요. 몇 달 이상씩 지속이 된다면 내년 경제 성장을 더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내년엔 1%대 성장에 이어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 시대에 진입할 거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김재식 이경 / 영상편집 김지우 / 영상디자인 한영주]
공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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