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탄핵심판이 진행되면서 윤 대통령의 황당한 주장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답변서 내용 취재해 온 유선의 기자와 좀 더 풀어보겠습니다.
유 기자, 윤 대통령은 바로 반박될 억지 주장을 하며 나에겐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하고 있네요?
[기자]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넘어서 잘한 일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피청구인, 그러니까 윤 대통령이 국회 출입을 막도록 지시하지 않았고, 그래서 의원들이 국회로 들어갈 수 있었고, 덕분에 계엄 해제 안건도 올라갔다고 적었습니다.
계엄 해제가 의결된 게, 윤 대통령이 국회 출입을 막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편 겁니다.
[앵커]
그런데 그 주장도 쉽게 반박되는 게 계엄령 선포 이후 국회 출입이 막히는 걸 우리 모두가 봤잖아요?
[기자]
네, 국회 출입이 통제된 장면을 전 국민이 생방송으로 봤고요.
그래서 우원식 국회의장 뿐 아니라 많은 정치인들이 이렇게 담을 넘어서 국회로 들어갔습니다.
계엄군이 국회 본회의장 유리창을 깨고 들어간 장면도 전 국민이 지켜봤는데요.
윤 대통령 측은 이것도 흥분한 군중들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유혈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국회의원을 끌어내기 위해 군을 투입했다면 그렇게 평화롭게 의결할 수 있었겠냐고 주장했습니다.
계엄군을 투입한 게 군중들이 흥분했기 때문이다, 시민들 탓을 한 겁니다.
[앵커]
비상계엄으로 그 어떠한 피해도 없었다는 주장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계엄 집행 과정에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군·경의 질서유지 조치로 일말의 혼란조차 없었던 상황을 '폭동'이라고 할 수 없는 건 자명하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당시 국회에선 계엄군 진입을 막기 위해 집기를 쌓아 스크럼을 짜고, 소화기까지 뿌리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군은 질서유지를 위해 온 것도 아니었고 '싹 다 잡아들여', '문을 부수고서라도 계엄 해제를 막아라'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도 있었습니다.
'일말의 혼란도 없었다'는 건 궤변으로 보여집니다.
또 비상계엄 이후 내수 경기가 침체됐고, 주가는 하락하고, 환율이 올랐다는 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앵커]
잠깐 들어도 앞뒤가 맞지 않고 또 매우 쉽게 반박되는 내용들인데 이런 답변서를 낸 의도가 있을까요?
[기자]
저희가 1, 2차 답변서를 분석하면서 발견한 맥락이 있습니다.
우선 "계엄 선포 이전으로 모든 게 회복돼 탄핵 심판이 필요 없다"는 주장이 가장 먼저 있었고요.
어제 전해드렸죠. "계엄 포고령은 김용현 전 장관이 잘못 베낀 것을 미처 못 고친 것"이라는 주장, 오늘 전해드린 "홍장원 전 1차장, 조지호 전 경찰청장,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의 진술은 다 거짓말"이라는 주장에, "내가 국회 출입을 막지 않아 계엄 해제가 의결됐다"는 주장까지, 모두 '나는 잘못 없다'는 한 마디로 모아집니다.
즉, 탄핵소추안을 기각해달라는 주장을 하기 위한 것인데 이미 당시 상황을 전 국민이 지켜봤고 윤 대통령 이외의 부하들의 진술은 모두 일치하고 있다는 것 역시 검찰의 수사 내용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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