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은 자신들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중국 간첩'이라고 무작정 몰아세웁니다. 이들은 심지어 어젯밤(15일), 윤 대통령 체포 과정을 취재하던 홍콩 언론사 취재진을 에워싸고 위협하고 조롱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장면이 저희 JTBC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됐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앞을 지키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
누군가를 둘러싸고 거친 말을 내뱉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 개XX. 꺼져. 꺼져. 꺼져.]
포위된 사람들은 현장 중계 방송을 하고 있던 홍콩 봉황TV 취재진입니다.
해외 언론인이라고 여러 번 밝혔지만 윤 대통령 지지자들 위협은 계속됩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 여기는 한국 땅이잖아요. {저희를 다 싫어하는 거예요?}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국적이 어디예요? {홍콩이에요.} 비자 있어요? {네.} 하지 마세요. {바로 공격하고 이런 건…}]
도로 한쪽에 몰린 채 겁에 질린 홍콩 취재진.
택시에 장비를 싣고 떠나는데도 욕설은 이어집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 너희 나라 가서 제대로 살아. 꺼져라. 짱깨 꺼져라.]
주먹으로 택시 운전석까지 위협합니다.
택시 기사도 겁에 질린 표정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 야 너희 내려서 걸어가. 이 XX들아. 짱깨. 짱깨 맞네. 저 XX한테 돈 받지마. 짱깨 꺼져. 이 개XX들아.]
밀착카메라 취재진은 전후 상황을 듣기 위해 홍콩 취재진이 탄 택시까지 달려갔습니다.
[곽위위/홍콩 봉황TV (한반도 담당 선임기자) : 저희가 중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중국이 한국의 선거에 간섭했다는 등등 '증거 필요 없어. 그냥 나가' 이 말만 반복하고. 아저씨들이 바로 카메라 앞을 막고 욕하고. 너무 공격적이에요.]
윤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 퍼진 부정선거 의혹과 중국인 개입설 같은 음모론이 홍콩 취재진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진 겁니다.
[곽위위/홍콩 봉황TV (한반도 담당 선임기자) :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전달만 하는 거고 보도하는 것이죠. 법적, 정치적 다툼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건 국내에서 판단할 일이라 생각하고…]
곽위위 기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도 현장 취재했을 정도로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곽 기자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 정도로 폭력적일 줄은 몰랐다"며 씁쓸한 표정으로 현장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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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각 공수처 인근. 소방차가 보입니다.
정부과천청사 민원주자창 옆 잔디밭입니다.
오후 8시 5분쯤 소방과 경찰이 화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지금은 과학수사대가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재규/과천소방서 지휘단장 : {최초에 누구 신고로 출동하신 거예요?} 그건 아직 확인이 안 돼요. 화재 신고였습니다. 불은 다 꺼진 상태였습니다.]
분신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진 60대 남성.
윤 대통령 지지자인지, 분신에 이르게 된 경위는 무엇인지 더 조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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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서 있는 곳은 공수처 정문으로 가는 도로입니다.
경찰은 도로 양옆에 이렇게 차벽 형태로 경찰버스 40여 대를 배치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집회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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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간 오후 10시입니다.
조금 전인 오후 9시 40분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조사를 끝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공수처 정문 앞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남았습니다.
[박완호/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 {한남동 관저 집회도 가셨어요?} 몇 번 갔죠. 밤 며칠 새고. 내가 윤석열 대통령 선생입니다. 완전히 부정선거를 한 것 같아. {근거들은요?} 근거는 나는 모르고. 다른 사람들이 다 있다고 하니까.]
일부 지지자는 공수처 정문 옆에 돗자리도 깔았습니다.
한남동 관저에서 이곳까지 옮겨온 걸로 보이는데 직접 물어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 {춥진 않으세요?} 왜요? {저는 JTBC 이상엽 기자예요.} JTBC요? 풀려나길 바라죠.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 됐으면 좋겠어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서울구치소에서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한남동에 이어 공수처와 구치소 앞까지 옮겨온 혼란스러운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걸로 보입니다.
[화면출처 홍콩 봉황TV]
[VJ 김진형 / 영상편집 김영선]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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