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9일 타계한 영화배우 고 윤정희 씨가 반평생을 살아온 프랑스 파리 인근 뱅센에서 영면에 들었습니다.
본명 손미자, 은막의 여왕 칭호를 내려놓은 고인은 자연인으로 돌아갔습니다.
임수근 기자입니다.
[기자]
고 윤정희 씨의 영결식이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와 딸 진희 씨 등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파리 인근 뱅센의 성당에서 장례미사로 치러졌습니다.
장례미사에서 가족들은 배우 윤정희가 아닌 자연인 손미자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했습니다.
알츠하이머로 고생하던 고인을 말년까지 돌봤던 딸 진희 씨는 추도사에서 "어머니는 나의 정신적인 구세주였다"며 "손을 놓아주겠으니 하늘에서 평안히 지내달라"고 말했습니다.
장례미사 내내 침묵을 지켰던 남편 백건우 씨는 홀로 아내의 부재를 받아들였습니다.
화장을 마친 고인의 유해는 성당 인근 납골묘에 안치됐습니다.
고인이 마지막으로 출연했던 영화 '시'를 연출한 이창동 감독은 "고인은 배우로서 자의식과 정체성을 평생 잃지 않았다"며 "한국 영화사에서 아주 특별한 존재"였다고 기억했습니다.
파리에서의 장례미사에 맞춰 서울의 한 성당에서는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바라는 위령미사도 봉헌됐습니다.
1944년생인 고인은 1960년대와 70년대 한국 영화사를 화려하게 수놓은 1세대 배우였습니다.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해 생전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열기도 했습니다.
1974년 백건우과 만나 결혼한 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해왔고 2011년에는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았습니다.
YTN 임수근입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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