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에 있는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던 A 씨는 한 직원의 행동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벌거벗은 지인 B 씨와 자신의 몸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고 있던 겁니다.
얼버무리던 직원을 추궁하자 휴대전화에서 두 사람의 나체 사진이 발견됐습니다.
[A 씨 : 수치스럽죠. 아무리 그래도 나체 사진이 찍혔는데, 수치스러운 건 당연한 거고, 내가 이걸 발견하지 못했으면 이 사진이 어디서 또 돌아다닐지도 모르는 거고, 섬뜩하죠. 전부 다 처자식이 있는 사람들인데]
당황스러운 사건에 해명을 요구하자 돌아온 골프장 측 대답은 더 황당했습니다.
두 사람이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워 이를 보고하려고 찍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작 벌거벗은 채 사진을 찍힌 B 씨는 막 샤워를 마치고 나와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습니다.
문제가 된 장소 역시 과거 흡연구역이었고, 현재도 일부 이용객이 꽁초를 버려둔 상태여서 금연구역인지 쉽게 알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골프장 측이 흡연을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려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합니다.
[B 씨 : 다른 지인들 통해서 '왜 담배 피워서 (사진) 찍혔느냐' 이런 식으로 (연락이) 오니까 더 괘씸한 거예요. 안 피운 담배를 자꾸 피웠다고 하니까 그게 더 나쁜 놈 되는 거 같고.]
이에 대해 골프장 측은 직원이 피해자들의 흡연 모습을 신고하려고 한 행동이지만, 사진을 찍은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사진은 모두 삭제한 뒤 피해자 일행에게 사과했으며, 직원에 대한 징계 절차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모습을 찍기만 해도 불법촬영이 성립하는 만큼, 상황을 확인한 뒤 조사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촬영기자 : 전기호
자막뉴스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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