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장원석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꿈은 이루어진다. 우리나라 U-20 대표팀이 나이지리아를 꺾고 4강에 진출했습니다. 아직도 그 감동이 가시질 않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저는 울기까지 했는데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1:0으로 이겼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에 일제히그라운드에 쓰러지는 모습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우리 선수들이 정말 모든 걸 쏟아부은경기였습니다. 오늘 경기에 대한 평가와 전망,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앵커]
우선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습니다. 뉴스라이더에 나와서 우리 박펠레의 별명이 있는 박 해설위원님께서 전망을 해 주신 덕분에 경기 결과가 반대로 나왔고, 저희는 승리를 해서 감사의 인사를 제가 대신 드리고.
[박문성]
저한테는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제는 안 여쭤보려고요. 이제는 결과가 사실 무의미하고.
[박문성]
저도 얘기 안 할 겁니다.
[앵커]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는 게 중요한 거죠. 일단 오늘 경기에 대한 평가부터 들어보겠습니다.
[박문성]
굉장히 조마조마했던 것 같아요. 승부가 연장전으로 가버렸기 때문에 사실 연장전까지 갔을 때는 정말 이건 승부차기까지 가야 되나? 사실 승부차기까지 가게 되면 너무 떨려서 못 보시는 분들이 많이 있잖아요. 승부차기까지 가서 승패가 나눠지게 되면 저는 가끔씩 승부차기는 가혹하다는 느낌이 있거든요. 그동안 흘린 땀이 있는데 승부차기로 만약에 지면 참 마음이 아프잖아요. 그런데 연장전에 우리 골이 들어갔기 때문에 정말 극적인 승부였습니다.
[앵커]
연장에 일찍 들어가서 그래도 마음을 덜 졸이면서 봤던 것 같은데 우리 선수들 다 잘했지만 그중에서 MVP를 뽑는다면 누가 있을까요?
[박문성]
사실 오늘 골을 최석현 선수가 넣었기 때문에 최석현 선수를 꼽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이번 대표팀은 정말 팀으로서 하나 되려고 준비를 실제로 했고요. 바로 우리 직전 대회 같은 경우는 이강인이라고 하는 정말 압도적인 슈퍼스타가 있었기 때문에 끌어갔었지만 이번 대표팀은 전체가 하나로 모아서 계속 싸우고 있거든요. 물론 오늘 경기만 놓고 보면 정말 너무 극적인 상황에서 극적인 골을 넣었던 최석현 선수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극적인 상황에서 골을 넣었다고 했는데 이번 대회의 경기력을 쭉 보면 우리 선수들이 세트피스에 정말 강점인 것 같거든요. 최석현 선수의 골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들어갔는데 그 상황을 설명해 주세요.
[박문성]
연장전 들어갔을 때고요. 코너킥을 이승원 선수가 올렸는데.
[앵커]
정말 잘 올렸습니다.
[박문성]
최석현 선수가 앞쪽에서 잘라 들어가는. 우리가 코너킥은 길게 줄 수도 있고 붙여줄 수도 있고 바로 붙여줄 수도 있겠는데 바로 붙여줬죠. 그랬더니 최석현 선수가 앞쪽에서 잘라들어가는 헤드를 통해서 골을 넣었는데 사실 최석현 선수는 중앙수비수 치고는 그렇게 키가 큰 선수가 아닌데 우리가 기본적으로 축구에서 그런 얘기를 합니다. 물론 키가 크면 높이가 있기 때문에 헤딩을 잘할 수는 있죠. 그런데 높이만 가지고 헤딩을 잘할 수는 없습니다.
[앵커]
뭐냐 하면 뭐가 있어야 됩니까?
[박문성]
발이 좋아야죠. 만약에 키가 큰 선수가 가만히 서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볼이 날아와서 머리에 맞지는 않거든요. 높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쫓아가서 볼이 떨어지는 위치에 낙구 지점으로 찾아가는 발이 성실해야 되고 발이 좋아야 되는데 최석현 선수는 프로필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지만 중앙수비수치고는 178, 혹은 어떨 때는 180 이렇게 나와 있는데 큰 키가 아니죠. 원래 최석현 선수의 포지션은 중앙수비도 보지만 측면 선수이기도 해요. 그런데 워낙 빠르기 때문에 요즘은 빠른 선수들을 김민재 선수처럼. 또 센터백이 필요하기 때문에 놨는데 발이 좋다 보니까 바로 사실 16강 에콰도르 경기 때도 비슷하게 골을 넣었거든요, 코너킥 상황에서. 확실히 발이 좋은 센터백이다라고 하는 것을 다시 보여준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다 보니까 요즘 센터백에는 키 큰 선수를 주로 넣는 게 전통적이었는데 이처럼 작지만 빠른 선수를 많이 넣으면서 파고들어가서 방향만 살짝 바꿔넣는, 마치 2002년도에 안정환 선수가 이탈리아전에서 골든볼을 넣을 때 머리 살짝 돌려서 각도를 바꿔 넣은 것처럼 그렇게 골을 넣는데 그러면 선수들끼리 한팀으로 뭉쳐서 약속된 플레이가 발현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박문성]
그럼요. 잘하시네요, 헤딩하시는 거 보니까.
[앵커]
제가 왕년에 스트라이커. 이미 들어갔습니다.
[박문성]
이번 대표팀 같은 경우가 대회 전에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니까 여러 가지 경기력 평가를 하는데 그동안 바로 직전에 우리가 결승전까지 갔던, 이강인 선수 있었을 때. 그 대표팀과 놓고 보더라도 그랬고 또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기력을 어떻게 더 끌어올려야 될까. 조금 부족한 느낌이 있다라고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런 현실 속에서 김은중 감독은 어떤 판단을 했냐면 그러면 우리가 경기력이 피파 본선 대회 갔을 때 상대를 월등하게 제압하면서 공격 축구를 할 수 없다면 현실적으로 한번 가져가보죠. 그러면 수비를 뚜껍게 한 상태에서 우리가 공격을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가 있죠. 하나는 수비가 두껍기 때문에 카운터 어택을 치는, 빠른 속공을 치는 게 하나가 있고요. 두 번째는 볼이 정지돼 있는 상태에서 공격을 할 수 있는 바로 세트피스입니다. 프리킥이나 코너킥 같은 상황은 사실 확률 게임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에 집중을 했어요. 그래서 이번 대회 골을 우리가 넣는 걸 보면 우리가 8골을 넣었는데 놀라운 건 이 8골 중에 꼭 절반인 4골이 다 세트피스예요. 이것은 그렇게 대회 전부터 김은중 감독 체제에서 준비해왔던 약속이고 이런 약속했던 패턴을 경기장에 들어가서 잘 구현해내는 선수들의 집중력. 정말 칭찬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연습을 얼마나 했나 싶어요. 사실 말씀하신 것처럼 8골 중 4골이, 절반이 세트피스로 들어가려면 그 뒤에는 정말 저희가 상상하지도 못하는 수많은 선수들의 피와 땀이 물들어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 김은중 감독의 인터뷰가 그래픽으로 준비돼 있었거든요. 경기 끝나고 울먹이셨어요. 경기 중에 볼 때는, 벤치에서 볼 때는 사실상 거의 무표정이거든요. 그런데 경기 끝나고 인터뷰할 때는 울먹이셨어요. 특히나 저는 이 멘트가 참 와닿았는데, 대회 전에 인정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잘 따라와줘서 정말 자랑스럽다. 우리 앵커는 거의 오열을.
[앵커]
스타 선수라든지 언론에서 주목받는 선수가 상대적으로 4년 전보다 적었잖아요.
[앵커]
작년에는 딱 이강인 선수가 눈에 들어왔는데.
[박문성]
4년 전에 이강인 선수가 있기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그러면서 대표팀도 같이 빛을 받았는데 이번에 선수들이 서운하면서 그래서 더 똘똘 뭉친 것 같아요.
[앵커]
마음고생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박문성]
아무래도 동기부여나 자극이 됐겠죠. 그래서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번 대회를 더 팀으로 준비했던 거예요. 그래서 대회 전에도 그랬고 계속 프랑스를 처음에 잡았을 때부터도 그랬지만 김은중 감독은 특정 선수를 언급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랬기 때문에 그래요. 이번 축구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우리가 그런 걸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게 아무리 위대한 개인이라도 위대한 팀을 넘어가는 사람은 없거든요. 물론 좋은 개개인들이 있어야 좋은 팀이 되기는 하지만 만약에 그 개개인들이 나 잘났어, 나만 최고야라고 한다면 좋은 팀으로 발현될 수 없겠죠. 특히나 우리가 이렇게 팀 스포츠를 놓고 보면 아무리 좋은 선수들이 있어도 리더십이 붕괴된다든지 팀워크가 망가지게 되면 그냥 아무것도 아닌 팀이 돼버리는 경우를 많이 보거든요. 그런데 이번 대표팀처럼 개개인들은 조금 덜 빛났을지 몰라도 뭉쳐 싸울 때 얼마나 강해지는지, 다시 한 번 입증해 보이고 검증했다는 점에서 다른 축구팀에게도 그러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살아갈 때도 협업이야말로 상당히 중요한 우리에게 무기가 될 수 있구나, 경쟁력이 될 수 있구나, 이런 걸 다시 한 번 보여준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명언 제조기 되려고 작정하고 나오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문성]
여쭤보기에 그랬습니다.
[앵커]
울림이 있는 표현이었어요. 축구를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이번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참 감동이었던 게 저번 경기에서는 이강인 선수의 황금 왼발이 있었다면 이번 경기에서는 주장 이승원 선수의 오른발, 황금 오른발이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 우리로서는 양발을 다 가진 하나의 축구팀을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승원 선수 평가 좀 해 주세요.
[박문성]
이승원 선수, 물론 이강인 선수하고는 스타일이 조금 다르기는 합니다. 일단 미드필드 쪽에서 상당히 많이 뛸 수 있는 선수고요. 오른발을 상당히 잘 쓰는데 이 선수도 참 놀랍죠. 대회 전에는 그렇게까지 주목되지는 않았었지만 대회가 딱 열리고 났을 때는 우리가 8골을 총 넣었다고 했는데 그중에 5골을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하나의 골과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을 했습니다. 오늘 최석현 선수의 골도 이승원 선수가 올린 건데 우리가 이렇게 좋은 키커가 있다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인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도 플레이를 연결해 줄 수 있겠지만 약속됐던 세트피스, 그때 정확하게 키커를 갖고 있다라는 건 골을 넣을 수 있는. 실제로 이런 우리가 하나의 단기간 토너먼트에서 세트피스로 골이 들어가는 득점 분포를 놓고 보면 거의 한 20% 정도대가 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키커가 있다라는 것은 우리에게 큰 힘이고, 지금 왼발의 이강인 선수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만약에 이승원 선수가 더욱더 노력을 해서 커서 우리 국가대표팀에 이렇게 좋은 오른발 키커와 왼발 키커, 그리고 앞쪽에는 오른발과 왼발로 감아 때릴 수 있는 손흥민이 있고요. 우리 센터백에는 오른발과 왼발을 모두 쓸 수 있는 김민재 선수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 이게 사람도 척추가 중요한 것처럼 축구도 코어라인이 중요한데 코어라인을 완전히 이럴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선수들의 성장은 상당히 우리 한국 축구에게도 큰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벌써부터 4년 뒤 북중미 월드컵이 기대가 돼요. 지금 선수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3년 뒤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것 아니에요. 그러면 오늘 수비 칭찬도 해보려고 해요. 사실 기록을 보면 대한민국이 슈팅 3개, 나이지리아 16개. 유효슈팅, 그러니까 골문으로 향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1개, 나이지리아가 5개. 수비를 정말 열심히 했다는 기록으로 볼 수 있는데 파상공세를 조직력으로 잘 막아냈다고 보십니까?
[박문성]
물론 우리 센터백이 오늘 발 빨랐던 최석현 선수 있고요. 또 잉글랜드에서 오퍼를 공식적으로 받았던 김지수 선수가 있죠. 제2의 김민재라는 평가도 받고 있는데 이런 센터백 2명이었던 힘, 또 김준홍 골키퍼의 세이버도 볼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우리 대표팀이 굉장히 앞쪽에서부터 헌신적이에요. 저는 오늘 예를 들어서 공격을 할 때 앞쪽에서부터 뛰었던 이영준 선수부터 저는 칭찬하고 싶어요. 수비를 얘기하자면. 원래 스트라이커이기 때문에 이영준 선수는 그러면 골을 넣거나 슈팅을 때릴 때만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최전방에 있는 이영준 선수는 정말 쉬지 않고 뛰더라고요. 앞쪽에서 저렇게 수비를 먼저 해 주고 눌러주고 이렇게 해야지만 사실 수비가 완성될 수 있고 앞쪽에 있는 공격수들이 뛰지 않는다? 그러면 뒤에 있는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은 현장의 말로 정말 죽습니다. 안 뛰어주니까요. 그게 바로 팀이죠. 그러니까 수비를 할 때 센터백들만 계속 수비하면 그거는 실점을 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게 정말 좋은 팀, 원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수비할 때 앞쪽에 있는 스트라이커, 이영준 선수부터도 눌러서 계속 수비를 해주니까 진짜 11명이 계속 수비하고 또 공격을 할 때는 11명이 수비하다가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면서 또 상대를 위협하고요. 이렇게 정말 좋은 한팀이 됐기 때문에 수비도 공격도 상당히 좋았던 거죠.
[앵커]
조직력이나 정신력에서 우리가 한 수 앞섰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제가 뭔가 어린 선수들을 보면서 엄마의 마음으로 정말 너무 힘들겠다. 그리고 경기 끝나고 나서 다들 좋아하기는 합니다마는 아무래도 피로한 기색이 역력해서 걱정도 돼요. 계속해서 경기를 연속으로 치르다 보니까 쉽지 않을 텐데, 체력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이런 부분들은 또 어떻게 선수들을 감싸야 될까요?
[박문성]
오늘 연장전까지 갔잖아요. 그리고 후반 중반 이후부터 확실히 힘들어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보면서도 좀 걱정되기도 했었는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의 4강 경기, 이탈리아랑 붙게 되는데 그때까지는 4일을 쉴 수 있습니다. 그전에는 3일을 쉬고 이번에 경기를 했기 때문에 그랬는데 일단 4일을 쉴 수 있다는 거고. 또 제가 이렇게 월드컵이나 토너먼트, 올림픽도 그렇고요. 경기할 때 선수들에게 이럴 때 질문을 많이 해봤었거든요. 진짜 4강까지 오느라고 진짜 힘들 텐데 체력이 되냐라고 했는데 항상 이런 타이밍에서 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비슷하게 얘기합니다. 이 정도 올라왔으면 두 경기는 선수들 이 악물고 뛴다고요. 그러니까 만약에 이렇게 한 시즌을 풀로 치러라, 그러면 못 합니다. 힘드니까. 3일, 4일 간격으로 한 시즌을 하라고 하면 못 하는데 몇 경기 치르는 것? 선수들이 지금은 굉장히 기세가 올라왔잖아요. 그러면 물론 힘들겠지만 특히 20세 이하 선수들이잖아요. 회복이 굉장히 빠른 선수들이기도 해서 그래서 심리적으로 집중을 하고 그러면 저는 될 거다. 그리고 힘든 건 상대 이탈리아도 마찬가지겠죠.
[앵커]
최석현 선수 경기 끝나고 인터뷰하면서 사실 체력적으로 연장 가면서 힘들어서 고비였다고, 이번 경기 고비였다고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만약에 2연승만 하면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앵커]
두 번만 이기면 진짜 이기는.
[박문성]
저는 이긴다고 얘기하지는 않겠습니다.
[앵커]
확답을 안 하셨어요. 어쨌든 지금 이제 선수들의 기세가 올랐기 때문에 남은 경기 태극기 달고 국가대표로서 열심히 뛰어보자, 이런 기세가 대단한 것 같은데 그러면 감독 입장에서는 남은 두 경기, 전술을 어떻게 세울까. 고민이 정말 많을 것 같아요. 프랑스전에서는 조별경기 첫 경기였죠. 선 수비, 후 역습. 에콰도르전 16강전에서는 공격 위주였고 오늘은 또 수비에 좀 더 힘을 준 것 같고, 이번에는 이탈리아전, 어떻게 전술을 만들까요?
[박문성]
큰 콘셉트는 바꾸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수비를 강하게 세우려고 하는 것은 바꾸지 않을 것 같아요. 지금 4강에 오른 팀이 우리, 이탈리아, 우루과이, 이스라엘입니다. 이 중에 누가 우승을 할 거냐라고 한다면 아마 그냥 일반적으로 객관적으로 확률을 한번 따져본다면 이탈리아에게 많이 걸릴 겁니다. 이탈리아가 살아남은 팀 중에 제일 세요. 실제로 지금 올라오는 때도 보면 잉글랜드 16강에서 이겼고요. 그다음에 8강에서 콜롬비아를 꺾었습니다. 이런 이탈리아를 상대로 해서 우리가 전술을 갑자기 공격적으로 전환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우리가 준비했던 대로 수비적으로 가겠죠. 그러면서도 이탈리아의 몇 가지 전술적인 특징을 볼 겁니다. 예를 들어서 이탈리아는 미드필더를 가운데로 굉장히 밀집해 놓는 다이아몬드 4-4-2를 많이 쓰게 되죠. 그러면 우리가 그렇게 미드필더, 상대가 4명을 세우는 미드필드를 상대로 해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이냐? 기본적으로 수비적으로 하겠지만 우리가 전술이라고 하는 건 한마디로 얘기하면 상대가 잘하는 것을 못 하게 하면 되고요. 우리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잘했던 수비는 더 잘하면 되고요. 상대가 잘하는 미드필더 쪽에서의 숫자 싸움, 그리고 그 미드필더 중에 한 명이 8번을 달고 있는 카사데이라고 하는 친구입니다. 잉글랜드의 명문인 첼시에서 레딩으로 임대해 가서 뛰고 있는 선수인데 이 선수가 6경기를 뛰면서 대회 최다 골이거든요. 이 선수를 중심으로 한 미드필더를 막기 위한 김은중 감독의 고민이 담길 겁니다.
[앵커]
저는 이탈리아가 굉장히 강한 팀으로 많이 꼽힐 것이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이탈리아가 최근 U-20 월드컵에서 3회 연속으로 4강에 진출한 만큼 강한 팀으로 꼽히고 있거든요. 그런데 사실 큰 대회는 경험이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혹시나 우리는 이제 막 2회 연속 진출에 성공했는데 이탈리아에 조금 밀려서 우리 선수들이 주눅이 들지는 않을지 그런 부분이 우려가 되기는 하더라고요.
[박문성]
경험적인 자산 이런 거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왜냐하면 20세 이하 월드컵은 전 대회 뛰었던 선수가 나오는 대회가 아니에요. 나이 커트라인이 있기 때문에. 만약에 국가대표 월드컵은 손흥민 선수가 세 번을 뛰었다 네 번을 뛰었다 경험을 쌓고 계속 월드컵에 나올 수 있지만 20세 이하 월드컵은 이강인이 다시 나오지는 않거든요. 왜냐하면 나이가 오버됐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경험적 자산이 축적되는 것은 아니고요. 물론 선배들이 갔기 때문에 심리적인 자신감은 있을 수 있겠지만 선수 개개인들이 그게 쌓이지는 않을 것 같고요. 그리고 제 입장에서는 어쨌든 이탈리아가 강하다고 자꾸 얘기하는 게 좀 좋을 것 같기는 해서. 이탈리아는 여러 가지로 참 강할 겁니다. 선수 개개인도 강하고.
[앵커]
오해하실까 봐 잠깐 해명을 드리자면 우리 박문성 해설위원님은 박펠레라는 저주를 갖고 있어요. 예측하시는 게 다 틀리기 때문에 지금 반대로 얘기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양해 말씀 부탁드리고, 저는 안문어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승할 겁니다.
[앵커]
변호까지 해 주시고.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는데 재미있는 기록을 보니까 조별리그에서 이탈리아가 나이지리아한테 졌어요. 그런데 오늘 우리는 나이지리아를 이겼잖아요. 이렇게 보면 누가 더 강하다, 약하다 이런 얘기를 못 할 것 같은데 이런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박문성]
이게 바로 연령별 대회의 특징이기도 하죠. 물론 국가대표팀이 나가는 월드컵에서도 종종 그런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20세 이하 월드컵, 즉 나이가 어린 선수는 18살부터 20살 이 정도의 선수들이 나오는 대회기 때문에 그러면 팀도 그렇지만 사실 선수도 아직 완성이 된 선수들이 아닙니다. 완성이 되지 않았다는 얘기는 경기력의 기복이라든지 외부 변수에 따라서 다양하게 경기력의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보면 20세 이하 월드컵은 우승하는 국가들이 우리가 예를 들면 지난 카타르 월드컵처럼 그냥 국가대표팀이 나가는 월드컵은 대개 보면 유럽이나 남미가 우승을 하는 경향성이 있는데 이 20세 이하 월드컵은 다양한 대륙과 다양한 나라가 우승을 해요. 그만큼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작용할 수 있다. 그러니까 조별리그에 이겼던 팀이 또 토너먼트 가서 질 수도 있고. 그래서 우리가 지금 기본적으로는 이탈리아가 좀 세기는 하지만 예를 들어서 지금 이스라엘이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브라질을 꺾고 4강에 올라올 거라고 생각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그럽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브라질 꺾고 올라왔잖아요. 이런 것처럼 사실 이 네 팀, 4강에 올라온 네 팀은 누가 결승 간다 이렇게 얘기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앵커]
그래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 더 잘하는 게 남은 두 경기에서 중요한 부분일 것 같습니다. 사실 경기 전망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지금 우리가 선수들 걱정이 되는 건 연장전까지 치렀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남은 4일 동안 어떻게 몸을 회복을 하고 또 어떤 전술을 어떻게 으샤으샤해서 잘 갖고 나가야 할까, 이게 남은 과제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선수들의 사의를 짚어주십시오. 그러니까 다음 경기는 금요일 아침 6시에 치러지는 거죠.
[박문성]
그러니까 예전 같은 경우는 선수들 힘 써야 된다고 경기 전날 고기 먹고 그런 적도 있어요. 옛날 얘기입니다.
[앵커]
지금은 고기를 안 먹습니까?
[박문성]
그러면 컨디션이 망가져서 그러면 안 되죠. 고기를 안 먹는다는 게 경기 있을 때 딱 그런 모든 것들이 과학적인 데이터로 나와요. 그래서 예를 들면 탄수화물을 먹고 경기 당일날은 그렇게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모든 먹는 것부터 훈련법까지 매우 체계적인 선수들의 몸 상태를 다 과학적으로 측정해서 나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내일은 약간의 회복훈련이라고 해서 그냥 쉬는 듯한 느낌으로 갈 거고요. 그다음에 나머지는 선수들의 피로도에 따라서 어떻게 회복해야 될지를 다 과학적으로 체크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코칭 스태프가 이미 다 계산에 들어갈 것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저희도 다 계산을 해서 일단 고기는 제가 대신 먹는 걸로. 저희가 응원해서 돼서. 선수들 다 온 스태프들이 다 한몸이 돼서 한마음으로 응원을 하고 있으니까 좋은 경기력 보여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희는 다음 경기 때 또 보나요, 금요일에? 아직 섭외가 안 된 건가요?
[박문성]
네, 아직 아무런...
[앵커]
저희가 또 기회가 되면 연락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박문성 해설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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