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중국에 대해 반도체 기술 통제를 강화하는 사이 일본이 국가적 역량을 모아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미국과 밀착하고, 역할이 커질수록 우리나라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어, 기술 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홍구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18일,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대표 7명을 총리 관저로 초대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반도체 사업 부활과 일본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 : 정부 출범 이후 저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 부활과 일본에 대한 투자 확대를 목표로 계속 노력해 왔습니다.]
이런 요청에 호응하듯 일본에는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마이크론은 약 5조 원을 투자해 히로시마에 D램 생산 라인을 만들기로 했고, 타이완의 TSMC는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구마모토 현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또 미국 IBM은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반도체 연합, 라피더스와 협력해 2나노 칩 생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 일 정부 간 공조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최근 장관급 회담을 열어 반도체 분야의 기술 개발과 인재 육성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 일, 두 나라의 밀착과 그에 따른 일본의 역할 확대는 한국의 제조역량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반도체 업계는 긴장하고 있습니다.
[서동혁 /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일본이 미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우리 일본 기업이 만든 시스템 반도체를 미국이 사달라' 예를 들어 그렇게 나올 수도 있고요.]
하지만 한 일간 반도체 기술 격차가 이미 크게 벌어져 있어 일본의 반도체 부흥 노력의 결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연원호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 : (일본의) 생산역량은 확보될지 모르겠지만 그게 메이저 플레이어가 되기에는 무리가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미국 입장에서는) 최후의 보루같이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플레이어가 하나 정도 더 있기를 원하는 게 아닐까….]
미 중 대립을 계기로 반도체 생산 재진입을 노리고 있는 일본.
단기간에 제조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렵더라도 반도체 생산을 본격화할 무렵에는 우리에게 현실적 위협요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박홍구입니다.
YTN 박홍구 (hkpark@ytn.co.kr)
영상편집 : 김희정
그래픽 : 황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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