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 근조 화환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하이브와 소속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 간 '배임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5월, 애먼 불똥에 근조 화환으로 항의했던 BTS 팬들처럼,
이번엔 뉴진스 팬들이 아티스트 보호를 촉구하며 시위에 나섰습니다.
계기가 된 건 한 온라인 연예 매체의 보도.
뉴진스 데뷔가 늦어졌던 건 민 대표가 다른 레이블에서 뺏어오려 했기 때문이라며, 당시 연습 영상과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습니다.
민 대표가 무속인과 나눈 메시지들도 다수 포함된 만큼, 앞서 하이브가 제기했던 '무속 경영' 의혹도 다시 한 번 소환됐습니다.
이후 같은 매체가 민 대표가 사내 성희롱 사건을 숨기려 했다는 후속 보도까지 내면서 논란을 더 키웠습니다.
모두 짜깁기라며 반박 자료를 내놓던 민 대표는 결국,
하이브가 자료를 흘린 게 아니냐며 임원진을 고소했고, 하이브도 무고로 맞받았습니다.
두 달 전 법원 판단을 계기로 대표직을 지키게 됐던 민 대표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던 게 무색하게,
[민희진 / 어도어 대표 (5월 31일) : 지긋지긋하게 싸웠다! 그러니 이제 끝! 이제 다른 챕터로 넘어가자….]
'주술 경영', '인성 논란' 등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의혹들로 2차 감정 다툼이 벌어진 겁니다.
그러는 동안 하이브 주가는 1년 넉 달 만에 최저가를 찍었고, 뉴진스의 데뷔 2주년도 기대만큼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김헌식 / 대중음악평론가 : 오히려 피로감을 유발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엽적인 부분으로 노이즈를 일으키면서 본질을 흐리게 되면 결과적으로 K팝 경영의 자리매김, 이런 문제들에 관심을 덜 갖게 되는 거죠.]
석 달째 이어지고 있는 하이브 집안싸움은, 폭풍 성장을 했지만, 질적 성장은 부족한 K팝 산업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양측의 법적 다툼이 길어지면서 혁신의 '골든타임'도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촬영기자; 정태우
디자인; 이원희
화면출처; 어도어
자막뉴스; 정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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