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통령실은 오늘(4일) 오전까지만 해도 대통령이 복귀한다는 걸 전제로 현충원에 사전 답사까지 다녀왔지만, '파면 소식'이 들려오자 규정에 따라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를 내렸습니다. 윤 전 대통령도 짧은 입장을 밝혔는데 바로 대통령실로 가보겠습니다.
김태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결정 뒤 2시간반쯤 지나서 비교적 빨리 입장을 내놨네요?
[기자]
네 윤 전 대통령은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짧게 입장을 냈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며 "부족한 저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오후 늦게 관저를 찾았습니다.
여당 지도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파면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고, 윤 전 대통령은 당과 지도부에 감사를 표했다고 합니다.
윤 전 대통령은 특히 앞으로 있을 대선과 관련해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승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고 국민의힘은 밝혔습니다.
[앵커]
계엄에 대한 사과도, 결과에 승복한다는 말도 없군요?
[기자]
네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여부'는 끝내 말하지 않았습니다.
지지자들이 이를 사실상 '불복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국가적 혼란과 국민분열, 갈등을 초래한 책임에 대한 사과도 없었습니다.
또 그동안 해왔던대로 지지층을 향해서만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했을 뿐 통합의 메시지는 없었습니다.
오늘(4일) 헌재는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문에서 '대통령으로서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는데 직후에 정반대의 언행을 보인 겁니다.
[앵커]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돌아올 걸 전제로 오전에 현충원 사전답사까지 다녀왔다면서요. 지금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내부적으로 기각이나 각하를 기대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오전까지만 해도 윤 전 대통령 복귀를 전제로 대통령실 직원들이 현충원에 사전 답사를 다녀왔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여권관계자는 "대통령이 복귀하면 첫 일정으로 현충원 참배를 준비했던 것으로 안다"고 JTBC에 설명했습니다.
또 대통령 복귀에 대비해 대국민담화 발표와 부처 업무보고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헌재에서 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파면이 결정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진석 비서실장 등 수석급 이상 참모진 전원은 일괄 사의를 표명했지만 한덕수 권한대행은 이들의 사표를 반려했습니다.
[앵커]
윤 전 대통령은 이제 한남동 관저를 떠나야 할 텐데, 언제 나가는지 일정이 정해진 게 있습니까?
[기자]
파면이 결정되자 대통령실 청사에 걸려있던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가 내려갔습니다.
지금은 태극기만 흩날리고 있습니다.
2022년 5월 10일 취임한 뒤, 3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1060일 만의 파면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삼성동 사저가 준비되지 않아 이틀이 지나서야 청와대를 떠났습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이 살던 서초동 사저는 대통령 임기 초반에도 거주했던 만큼 관리가 되어있는 편이어서 입주가 좀 더 빠를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대통령실과 경호처 주변에선 "주말을 넘기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주수영 김미란 / 영상편집 강경아 / 영상디자인 곽세미]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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