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다리를 가진 초소형 로봇 컴퓨터 이미지
[AFP PHOTO /CORNELL UNIVERSITY/CHRISTOP HOHMANN =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맨눈에는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레이저 신호에 따라 네 다리로 걸을 수 있는 초소형 로봇이 개발됐다.
이 로봇은 피하주사기로 인체에 투입할 수 있을 만큼 작아 이를 플랫폼으로 활용하면 머지않아 인체의 혈관과 세포를 돌아다니며 "생물학적 환경을 탐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발표됐다.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를 통해 공개된 이 초소형 로봇은 인간 머리카락 굵기인 0.1㎜ 미만으로 본체에 탑재된 태양광 전지로 동력을 얻는다. 이 전지에 레이저를 쏘면 네 다리를 움직이며 걷는다.
네이처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 로봇은 두께 5㎛(마이크로미터·1㎜의 1천분의 1)에 너비와 길이는 각각 40㎛와 40~70㎛로 짚신벌레 크기밖에 안 된다. 본체 역할을 하는 실리콘 광전변환 소자로 된 단순 회로와 다리 기능을 하는 4개의 전기화학 '작동기'(actuators)로 구성돼 있다.
이를 개발한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마크 미스킨 박사는 이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작동기'를 기존 실리콘 전자 기술과 호환성을 갖게 개발한 것을 가장 큰 혁신으로 꼽았다.
센서와 메모리 등 각종 전자장치를 소형화하는 기술은 획기적인 발전을 해왔지만 정작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작동기의 소형화는 진전이 없어 초소형 로봇 개발의 발목을 잡아왔다.
연구팀은 반도체산업에서 이용되는 기술을 활용해 4인치 실리콘 웨이퍼에서 초소형 로봇을 만들었다. 플래티넘과 티타늄 이중판을 잘라 원자 100개 두께의 로봇 다리를 만들고, 로봇의 태양 전지에 레이저를 비추면 다리의 플래티넘 부위는 펴지고 티타늄 부위는 경직된 채 유지돼 앞뒤 다리가 교차하면서 걷는 동작을 할 수 있게 고안했다.
4인치 실리콘 웨이퍼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