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워치] 가까워지는 미국-대만, 무역협정 체결…중국 "결연한 반대"
[앵커]
미국이 1979년 중국과의 수교를 위해서 단교를 한 대만과 무역 협정을 처음 체결했습니다.
대만과의 관계를 공식화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중국은 강력 반발하고 있는데요.
베이징을 연결하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자세한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미국과 대만이 경제·무역 협력을 위한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과의 무역관계 강화를 목표로 지난해 6월 발표한 '미국-대만 이니셔티브'에 따른 1차 협정입니다.
관세와 같은 문제를 다루지 않아 정식 자유무역협정 FTA는 아니지만, 세관 업무 간소화와 규제 개선, 물류시간 단축 관련 내용들이 담겼습니다.
1차 협상 이후 추가협상도 뒤따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 무역대표부 측은 "추가 무역 분야에 대한 다가오는 협상을 기대한다"고 밝혔고, 대만 경제무역협상 판공실은 "광범위한 FTA로 발전시킬 수 있는 큰 기회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협정 서명 직후 경제·무역 발전의 역사적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여타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협상 체결에 앞서 이미 '결연히 반대한다'며 강력 반발했습니다.
"미국은 대만과의 모든 형태의 교류를 중단해야 합니다. 대만과는 주권적 의미, 공식적 성격을 담은 협정에 서명해서는 안 되며, 경제·무역의 명목으로 대만 독립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서도 안됩니다."
[앵커]
대만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인데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포럼에서도 양국 국방장관의 신경전이 예상되죠?
[기자]
'샹그릴라 대화'로 불리는 아시아안보회의가 오늘 싱가포르에서 개막해 사흘간 이어집니다.
회의에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요국 안보 수장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이 회의를 앞두고 미국은 중국에 국방장관 회담을 제안했지만, 중국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어제(1일) 도쿄에서 열린 미일 국방장관 회담 직후 중국이 회담을 거절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는데요.
"통제할 수 없는 사태로 단번에 발전하는 사고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며 중국에 거듭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중국이 국제 공역과 해상에서 하는 것들을 볼 때, 우리와 동맹국 항공기에 대한 도발적인 방해는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최근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근접 비행하며 신경전을 벌인 사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은 반면 오스틴 장관이 미국과 일본이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강압적 행동' 등을 언급한 데 대해 반박하며 강압적 행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미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일 간의 군사관계에 대해 우리는 일관되게 국가 간 군사협력이 지역의 평와와 안정에 도움이 되어야 하고, 제3국을 겨냥하거나 이익을 해쳐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강압적 행동을 하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입니다."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미중이 갈등을 빚는 가운데 이번 샹그릴라 회의에서도 양측은 서로를 견제하며 정면충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최근 베이징 시내 한 고가도로 주변의 경비가 상당히 삼엄해졌다고 하던데요.
고가도로 경비가 강화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경비가 강화된 고가도로는 베이징 시내 중심 톈안먼과 약 10km가량 떨어진 곳입니다.
'스퉁차오'로 불리는데요. 최근 고가도로 옆에 붙어 있던 이름표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신 어림잡아 반경 1킬로미터 이내에는 경찰과 경찰 차량이 집중 배치돼 경비가 삼엄해졌습니다.
어제 현장을 찾아가 촬영을 하려고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는데요.
곧장 공안이 다가와 촬영을 하지 말라고 제지를 했고, 혹시 촬영한 사진은 없는지 제 휴대전화 사진첩까지 확인을 했습니다.
포털사이트는 물론, 지도 검색에서도 '스퉁차오'를 찾아보면 없는 것으로 나옵니다.
SNS에서 '스퉁차오'를 언급한 계정은 차단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스퉁차오 고가도로에서는 지난해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파면을 촉구하는 현수막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짓기 위한 제20차 당대회를 불과 사흘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스퉁차오는 베이징대와 칭화대, 인민대 등 중국 내 유명대학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돌아오는 일요일, 6.4 톈안먼 사태 34주기를 앞두고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세대들의 반정부 시위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최근 한 국제인권단체는 중국 정부를 향해 '학살'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들에게 사과하라는 요구를 했습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어제(1일) 브리핑을 통해 "이미 일찌감치 결론 난 일"이라면서 "인권 문제를 빌미로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도 중국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데요.
신장 문제를 언급한 작품 전시 문제로 이탈리아 비엔날레 행사에서도 철수를 했다고요?
[기자]
이탈리아에서는 베네치아비엔날레 국제건축전이 열리고 있는데요.
세계에서도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건축 행사라는 점에서 중국도 행사 참여를 적극 홍보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 건축가들이 세계 건축 발전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지 더 생각하고 장려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공식 개막 직후 이탈리아 주재 중국 대사관은 비엔날레 행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행사장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 수용소를 다룬 설치 작품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영국의 한 건축가가 만든 이 작품은 수용소의 구조를 그린 그림과 구금된 사람들의 사진, 그리고 수용소 상황을 조명한 30분짜리 영상을 상영하는 것입니다.
중국 대사관 측은 해당 전시물이 엄청난 양의 허위 정보에 근거한 가짜뉴스라고 주장했고, 일부 이탈리아 언론이 이를 신장 관련 의혹을 다시 제기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이에 해당 건축가는 2021년 퓰리처상도 받은 작품이라면서 오랜 기간 수집한 자료에 기반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중국 운남성에서는 600년 이상 된 이슬람사원의 건물 철거 문제를 두고 이슬람교 신도들인 무슬림의 반발이 거센데요.
지난 2004년 이슬람 전통 양식으로 복원한 건물을 중국 양식으로 바꾸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달 27일에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대는 건물 철거를 위해 세워둔 받침대를 무너뜨리는가 하면 사원 입구를 통제하는 경찰과 물리력 충돌을 빚기도 했습니다.
현장의 통신이 두절되고 통행도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지 공안은 시위대에게 오는 6일 이전까지 투항과 자수를 하라고 통지해 놓은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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