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 김태형 / 촬영기자: 이상구, 왕인흡 / 영상편집: 이종환
방송일시: 2022년 4월 19일(화) 밤 10시, KBS 1TV
3년 전인 고등학생 때 교통사고가 나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된 송예하 씨, 처음에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지만 사고로 생긴 골수염이 심해지면서 결국 허벅지 아래쪽을 잘라내야 했습니다.
뜻하지 않게 의족을 쓰게 된 예하 씨가 가장 먼저 놀랐던 것은 가격이었습니다.
■ 인공지능 의족이어서 6천만 원, 7천만 원 합니다.
처음에는 잘 몰라서 우선 추천해주시는 의족들을 살펴봤어요. 눈길 끄는 제품들이 있더라고요. 이거 얼마예요? 물어봤죠. 그랬더니, 아, 그것들은 인공지능 의족이어서 6천만 원, 7천만 원 정도 합니다. 답이 돌아오더라고요.
예하 씨는 바로 단념을 했습니다. 전자제어 장치가 있고 모터가 달려있다고 해서 최고급 승용차 가격의 인공지능 의족을 쓸 수는 없었습니다.
■ 일반 의족도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천만 원 넘게 들었어요
장애인들이 많이 쓰는 다른 의족도 가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것저것 알아본 끝에 괜찮다고 고른 의족도 천만 원이 넘었습니다. 그래도 이 의족 덕에 설 수 있고, 걸을 수 있고, 생활할 수 있습니다. 예하 씨는 이 의족을 사용해 주말마다 빙상장을 찾아가 전용 썰매를 타며 아이스하키를 할 수 있습니다.
■ 평생 열 번 이상 구입할 수도... 보조금은 3백만 원이 채 안 돼
예하 씨가 의족을 구입할 때 지원 받았던 보조금은 2백여만 원 뿐입니다. 천만 원에 이르는 나머지 금액을 모두 다 집에서 부담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의족을 평생 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의족의 수명은 보통 5년 안팎입니다. 이제 20대 초반인 예하 씨가 아흔 살까지 산다면, 적어도 평생 열 번 이상 의족을 새로 구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천만 원짜리 의족을 5년마다 한 번씩 열 번 구입한다 하면 1억 원, 만약 5천만 원짜리 인공지능 의족을 열 번 구입한다고 하면 평생에 걸쳐 5억 원이란 돈이 나갈 수도 있는 셈입니다.
의족을 구입할 때 지원받는 보조금은 지난해 16년 만에 처음으로 올랐습니다. 의족 종류마다 다르지만 20%에서 30% 정도 인상됐습니다. 이제 허벅지 아래쪽으로 다리를 잃은 사람들이 쓰는 대퇴의족 실리콘형의 경우 5년마다 한 번씩 296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예하 씨처럼 성인이고, 다른 어려운 형편이 있지 않은 경우 보조금 296만 원의 90%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하 씨를 비롯해 다리를 잃은 많은 장애인들이 이 금액이 현실에 맞지 않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한 번에 25% 안팎 올랐다고 해도 16년 만의 인상이기에, 따지고 보면 물가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 나도 달릴 수 있는데... 달리기 전용 의족만 있어도
사정이 이렇다보니, 패럴림픽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달리기 전용 의족을 쓰는 일도 지난하기만 합니다. 달리기 전용 의족도 흔히 천만 원이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비장애인들이 20만 원대 고가의 운동화를 살까말까 고민할 때, 대다수 다리를 잃은 장애인들은 천만 원을 훌쩍 넘는 달리기 전용 의족을 보면서 한숨을 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다리를 잃은 사람들은 의족이 신체의 일부나 마찬가지라고 얘기들을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의족을 챙기고, 밤에 잠자리에 들기까지 늘 자신과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신체의 일부나 다름없다고 말하는 의족, 시사기획 창은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우리 사회, 다리를 잃은 장애인들이 어떻게 의족을 구입하고 있고, 어떤 의족을 쓰고 있고,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 지를 살펴보는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4월 19일 KBS 1TV, 9시뉴스 끝나고 밤 10시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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