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며칠 뒤면 159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2주기입니다.
이태원에는 지금도 그날의 상처가 가득한데요, 상인들은 애도가 단절로 이어지지 않기를, 애도와 희망이 공존할 수 있기를 소망했습니다.
배민혁 기자가 이태원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국적인 풍경과 상가들, 도로의 소음이 뒤섞인 이태원의 한 골목길에 들어섭니다.
바닥에 적힌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이라는 표지석를 보지 않으면 2년 전 참사의 현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평범한 모습입니다.
해가 저물고,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거리에는 활기가 도는 듯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이태원은 여전히 2년 전 그날에 머물러 있습니다.
[박지후 / 참사 목격 이태원 상인 : 그 사상자의 숫자를 처음에는 좀 부정하는 시간이 있었던 것 같아요.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있어요. '사고 났나?' 계속 뒤 돌아보게 되고….]
참사 이후에 줄어든 방문객도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두렵기도 하고, 애도의 장소, 슬픔의 공간이란 생각에 놀러 가자는 말을 하는 것도 미안하고 조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이태원 방문객 : (참사현장을) 걸으면서 기분이 좀 이상하긴 해요. 여기서 그런 일이 있었구나. 실감이 안 나면서도…. 쉽사리 이태원 가서 술 마시자고는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핼러윈이 지금 약간 금기 같은 느낌이잖아요.]
이렇다 보니 상인들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자유롭게 다양한 문화를 즐기던 예전 핼러윈의 분위기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날만큼은 이태원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봐 두렵습니다.
[박지후 / 참사 목격 이태원 상인 : (핼러윈을 생각하면) 여전히 두려움의 감정이 있죠. 이 공간이 서로 웃으면서 맞이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지만, 여전히 이곳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들은 애도하는 마음이 단절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참사를 기억하면서도 부담 없이 찾아와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합니다.
[박지후 / 참사 목격 이태원 상인 : 굉장히 애도하고 아직도 그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데, 이 공간 자체가 또 한편으로는 저희 삶의 터전이고 생활반경이잖아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 함께 그날을 기억하고 슬픔을 극복할 힘을 얻기를 소망합니다.
YTN 배민혁입니다.
촬영기자 ; 정진현
YTN 배민혁 (baemh07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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