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을 걷던 40대 여성을 중학생 두 명이 둘러쌉니다.
그러더니 뒤에 있던 한 명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여성을 향해 발길질을 합니다.
충격을 받은 여성은 그대로 땅에 고꾸라집니다.
또 다른 한 명은 이 장면이 재밌다는 듯 웃으며 영상을 찍습니다.
지난해 12월 대구 서구의 한 골목에서 벌어진 '묻지마 폭행' 사건입니다.
이들은 새벽 시간 골목길에서 혼잣말을 하며 지나가던 피해자에게 "왜 욕을 하느냐"며 접근해 여러 차례 폭행을 가했습니다.
피해자 신고로 경찰이 도착하자 "때린 적이 없다"며 발뺌한 이들은 보복을 하겠다며 30분 만에 다시 피해자를 찾아가 발길질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피해 여성은 갈비뼈 등이 부러져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대구지법 서부지원은 보복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군과 B군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15살 C양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습니다.
이들은 해당 사건 이전에도 다른 혐의로 여러 차례 소년보호처분을 받았으나 재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사회적으로도 큰 공분을 일으킨 사건"이라며 "사회 기본 질서를 흔드는 행위를 엄단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범행 당시 피고인들이 만 14~15세에 불과한 소년으로 미성숙한 충동과 기질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지수F 기자(jisu@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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