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는 잊을 만하면 되풀이돼 왔습니다.
요즘엔 일상 곳곳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만큼, 자칫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요.
특히, 9년 전부터 '역주행 방지장치' 설치가 의무화 됐음에도 불구하고 사고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2년 7월,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 역.
왼쪽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온 승객들이 차례차례 내립니다.
그런데 갑자기 승객들이 주저앉고 아래로 떠밀려 내려갑니다.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한 겁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손잡이를 잡아도 속수무책으로 밀려가고, 쓰러진 승객 위에 또 다른 승객이 뒤엉킵니다.
이 사고로 24명이 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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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뒤에는 서울 1호선 종로3가역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역시 올라가던 에스컬레이터가 멈칫하더니 아래로 빠르게 역주행하면서 사람들이 중심을 잃고 넘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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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홍콩의 한 쇼핑몰에서는 45m짜리 에스컬레이터가 15초 동안 역주행해 18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한 번 났다 하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대부분은 기계적 결함이 원인입니다.
2013년 분당 야탑역 역주행 사고는 정비업체가 짝퉁 부품을 쓴 게 문제였습니다.
낡은 부품을 제때 교체하지 않아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역주행 사고는 주로 올라가는 방향에서 발생합니다.
에스컬레이터를 작동시키는 체인이 끊어지면서 올라가는 힘을 잃고, 발판 위 승객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면서 낙하하듯 아래로 빠르게 역주행하는 겁니다.
[김성호/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
"(주로 원인이) 브레이크 계통이고요. 체인이 끊긴다든지, 고정하는 데에서 파손이 됐다든지 등의 여러 가지 원인이 될 수가 있습니다."
이런 위험을 막을 순 없을까.
에스컬레이터에는 역주행을 감지해 강제로 에스컬레이터를 멈추게 하는 방지장치가 설치돼있습니다.
2014년부터 국내 모든 에스컬레이터에 설치가 의무화 됐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역주행 방지 장치가 문제를 일으킵니다.
행정안전부 조사 결과 역주행 사고 7건 중 6건이 '방지장치 작동불량'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 분당 수내역 에스컬레이터도 방지장치가 설치돼있었지만, 사고는 막지 못했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편집 : 류다예 / 3D 그래픽 : 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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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기자(local@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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