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대학교 안에서 학생이 쓰레기 수거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 소식을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알고 보니 사고가 난 비탈길은 오래전부터 이 학교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꼽혀왔다고 합니다.
예견된 사고를 왜 못 막았을까,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비통한 애도 문구들이 벽면을 덮었고, 선반 위엔 하얀색 국화들이 놓였습니다.
사흘 전 동덕여대 교정에서 쓰레기 수거 차량에 치여 숨진 대학생의 분향소.
[동덕여대 학생]
"정말 착한 친구였고‥모인 응원의 메시지를 제가 좀 읽으면서 '아 친구가 평소에 정말 우리에게 좋은 든든한 친구였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숨진 학생은 지난 5일 오전 8시 45분쯤 강의실을 향해 비탈길을 오르던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길 위에서 빠른 속도로 내려온 1톤 트럭이 학생을 치었고, 맞은 편 돌담을 들이받고서야 멈췄습니다.
학생들은 예전부터 이 도로가 너무 가팔라 늘 불안했다고 합니다.
[김서원/동덕여대 학생회장]
"겨울 같은 경우에 눈이 많이 내릴 때는 밧줄을 타고 올라갈 정도로 경사가 엄청 가파르기 때문에 수차례 이제 쓰레기차(쓰레기장) 위치를 좀 변경해야 되지 않냐‥"
이 학교의 5년 전 학보입니다.
조사에 응답한 학생 94%가 교내 비탈길들이 많아 겨울철에 위험하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 86%가 '가장 위험한 비탈길'로 꼽은 곳이, 바로 이번 사고 현장이었습니다.
지난해 별도로 인도가 설치됐지만, 보행자들은 대부분 찻길로 다닙니다.
학교 측은 차량 출입을 막는 말뚝도 평소 빼놓았다가, 이번 사고가 나자 다시 설치했습니다.
[홍원식/동덕여대 홍보실장]
"(최근에) 도로 폭도 넓히고 나무 계단을 설치했지만‥충분한 시설 정비를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족 측은 "예전부터 학생회에서 민원을 제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들었다"며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사고였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경찰은 80대인 차량 운전자가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헷갈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형 / 영상편집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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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우 기자(100@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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