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두달 전, 인천의 한 군부대에서 병사가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약물 중독'이었는데, 이 병사가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앞서 자해를 시도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유족들은 부대가 이 병사를 방치해서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인천의 한 특전사 부대.
생활관에서 잠을 자던 이 모 상병이 갑자기 경직 증상을 보였고,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면회 온 어머니와 점심을 먹고 복귀한 뒤였습니다.
[이 상병 어머니]
"이틀 후에 휴가 나온다며 (아들과) 인사를 나눴는데‥그 절망과 절규를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약물 중독'.
정신과 약물에, 발목 통증 등으로 받은 약까지 14개 종류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입대 전 다친 부상 탓에 이 상병의 보직이 한 달 만에 행정병으로 바뀌자, 선임병들의 괴롭힘이 이어졌다고 유가족은 말합니다.
군 병원의 정신과 진료에서 이 상병은 "혹한기 훈련 참가를 못했는데 사람들이 뒤에서 뿐만 아니라 앞에서도 욕을 한다", "견디기 힘들어서 투신하려 했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약물 과다복용 같은 방법만 생각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는데, 군의관은 '적극적인 주의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하지만 부대 측의 관리는 미흡했습니다.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이 상병이 건물에서 투신하려다 제지됐던 당일, 우울감 등으로 '관심 대상'인 이 상병을 면담했었다는 기록을 다섯 달이나 지난 뒤에야 갑자기 남긴 겁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자해 시도와 군의관의 주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부대의 방치 속에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육군은 "미흡한 부대 관리와 일부 부대원들의 부적절한 언행 등이 확인됐다"며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방관이 꿈이던 아들을 떠나보낸 어머니는 철저한 수사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이 상병 어머니]
"상응하는 처벌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다시는 제 아들 같은 죽음이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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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박병근
홍의표 기자(euypy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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