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상 화폐 가운데 시가총액 규모가 작고 시세 변동이 크다고 평가되는 코인을 이른바 잡코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때로는 시세 조종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하는데, 그래서 저희 취재진이 직접 코인을 발행해서 시세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살펴봤습니다.
먼저 박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거액의 코인 투자로 논란을 빚었던 김남국 의원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에는 36개의 잡코인 거래 내역이 담겨 있었습니다.
김 의원이 보유한 여러 종류의 잡코인들은 대개 유통량과 거래량이 적어 가격 변동성이 큰 편에 속합니다.
며칠 전에도 글로벌 순위 800위대의 한 코인은 전체 유통량의 2%에 해당하는 매도 물량이 나오자 한순간에 가격이 반 토막 났습니다.
어느 정도의 거래만으로 가격이 바뀌는지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직접 코인을 발행해 봤습니다.
누구에게나 공개돼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에 코인 이름과 발행 개수만 넣었더니, 단 15초 만에 SBS 코인 1천 개가 만들어졌습니다.
[권혁건/디지털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 책임자 : 토큰(코인)을 짜는 코드도 이제 공유가 된 상태예요. 1천 개를 발행해도 되고 10만 개를 발행해도 돼요.]
SBS 코인으로 직접 거래도 가능할까.
취재진과 전문가가 코인을 각각 나눠 김 의원이 사설 거래소에서 거래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구매해 봤습니다.
첫 번째 시도에서는 0.00139 이더리움 코인으로 SBS 코인 10개를 샀는데, 시중에 풀린 물량이 줄어들면서 두 번째에는 똑같이 10개를 사는데 0.00179 이더리움까지 가격이 올랐습니다.
거래 몇 번 만에 가격이 뛰는 겁니다.
이렇게 소수의 사람들이 가격 등락을 좌우하다 보니 잡코인들은 거래소에 상장된 뒤에도 시세조종에 쉽게 노출됩니다.
이 과정에서 코인판 '인플루언서'들도 등장합니다.
이들은 주로 SNS 게시글을 통해 투자자를 유인해 가격에 영향을 미칩니다.
[박별/디지털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웹 애널리스트 : 타이밍에 맞춰서 항상 트위터를 꼭 올려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뭔가 좀 마켓 메이킹(시세조종)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시세조종 표적이 된 코인은 통상 다시 가격이 오르지 않고 거래소에서 퇴출당하거나 폐지되는 수순에 이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박현철,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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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린 기자(yea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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