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서해 방향으로 발사체를 쏘면서, 정부는 백령도 일대에 경계경보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발사체 궤적에서 거리가 먼 서울에서 대피하라는 문자와 함께 경보음이 울렸습니다. 경보를 발령한 이유도, 대피 장소도 제대로 전파되지 않으면서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이어서 김지욱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난데없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위이잉.]
길을 걷던 한 남성이 무언가에 놀란 듯이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고, 남녀 일행은 서로의 휴대전화에 온 메시지를 비교하기도 합니다.
서울시가 발송한 위급 재난 문자로, 경계경보가 발령됐으니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내용입니다.
[윤종찬/서울 송파구 : 이거 진짜인가 보다 해서 그냥 진짜로 집에 있는 물이라든지 짐 바리바리 싸오고, 어머니 모시고 내려가려고 내려가다 보니까 확실히 대피하시는 차량은 좀 있더라고요.]
무슨 일인지 확인하려는 사람들의 접속이 폭주하면서 모바일 포털 사이트가 5분가량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정보에 취약한 노인은 물론,
[이금숙/서울 양천구 : 저희 아들이 전화가 온 거야. '엄마 뉴스 빨리 틀어' 어디 대피할 준비를 해야 되나 좀 있어봐야 되나….]
아이 등교를 준비시키던 학부모도 30여 분간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행정안전부가 경계경보를 발령한 서해 최북단 옹진군 주민들 역시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배복봉/인천 옹진군 : 아침에 이렇게 일찍 공습경보가 울리는 건 처음이거든. '배를 어떻게 다시 철수를 시킬까…'.]
뒤늦게 발송된 문자의 내용도 혼란을 키웠습니다.
일본은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걸로 추정된다며 건물 안이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렸지만, 서울시가 보낸 위급 재난 문자에는 경보가 발령된 이유도, 대피 장소에 대한 안내도 없었습니다.
[김준태/서울 양천구 : 대피하라고 쓰여 있었는데 대피소가 어딨어. 어딘 줄 알고 대피를 해. 말도 안 되는 얘기지. 아이 진짜 황당하더라고.]
20여 분 뒤 행정안전부가 오발령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서울시도 7시 25분에 일상 복귀 메시지를 알리면서 '대국민 모닝콜'로 불린 소동은 끝이 났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최혜란, VJ : 이준영·노재민, 화면제공 : 시청자 심효신·김보권)
김지욱 기자(woo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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