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말 외국 관광객 바가지 논란이 일었던 광장시장에 외국인들을 위한 QR 메뉴판이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카드 결제나 정량표시제 등 추진하기로 했던 다른 개선책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보여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현우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만 오천 원짜리 모듬전이지만, 나온 전의 개수는 불과 10개 남짓.
지난해 12월, 한 유튜브 영상을 계기로 광장시장은 외국인 관광객 바가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희철리즘 / 유튜버(지난해 12월) : 이거 만 오천 원이지? 뭔가 이유가 있겠지?]
9달이 지난 지금은 달라졌을까.
우선 지자체 주도로 대부분 노점에 QR 메뉴판이 생긴 게 눈에 띕니다.
휴대전화로 QR 코드를 찍으면 음식 사진과 가격을 확인할 수 있고, 원하는 메뉴를 고르자 계산할 총액까지 표시됩니다.
여러 다른 언어로 번역도 되고, 사진으로 음식도 확인할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은 바가지 걱정을 다소 덜 수 있습니다.
[다리오 시샤니 / 이탈리아 : 실제로 무슨 음식인지 얼마를 내야 하는 건지 알 수 있는 게 관광객으로서는 중요합니다. 나오는 음식이 사진과도 꽤 유사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건 여전히 어렵습니다.
단말기가 있는데도 카드를 안 받기도 합니다.
[광장시장 상인 : (카드 결제요.) 카드는 안 돼요. 계좌이체….]
[광장시장 상인 : (수수료 때문인가요?) 아니, 내가 잘 못해요. 아직 내가 잘 못 찍어요. (기계 조작이 미숙하다는 건가요?) 네네.]
취재진이 직접 확인한 가게 5곳 가운데 3곳이 카드 결제를 거부했습니다.
지난해 말 신뢰 회복을 약속하며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한 '정량표시제'도 지지부진해 보입니다.
음식 중량과 가격을 써둔 가게를 찾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상인회는 카드를 받지 않는 경우는 단말기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명합니다.
이번 달 초부터 대부분 노점에 카드 단말기가 도입되기 시작해 나이가 있는 상인 상당수가 아직 사용이 미숙하다는 겁니다.
또 '정량표시제'는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거라며 사실상 지키기 어려운 대책이라는 입장입니다.
[상인회 관계자 : 서울시가 정량표시제에 대해 보도자료를 낸다고 할 때 우리가 못 내게 했어요. 족발이 하나 나왔는데 그게 중량이든 정량이든 얼마라고 규정할 수가 없잖아요.]
한류 먹거리 명소로 꼽히는 광장시장, 달라지겠다는 약속이 빈말이 되지 않기 위한 변화의 노력이 아직은 부족해 보입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촬영기자;이규
디자인;지경윤
YTN 정현우 (junghw504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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