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영양사들은 소규모 어린이집, 유치원 등의 급식 환경을 지도 점검하며 책임지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도서벽지라도 찾아가는 때가 많지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낮은 임금에 긍지마저 사라진다고 토로합니다.
윤성훈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기자]
"안산의 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증상이 나타난 원아와 가족 등이 10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지난 2020년, 아이들이 이른바 '햄버거병'에 걸려 투석 치료까지 받게 된 건 유치원 냉장고의 온도 이상으로 인한 식자재 오염, 사실상 부실관리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듬해 100인 미만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의무적으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의 지도와 관리를 받도록 특별법이 개정됐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현재 전국적으로 230여 곳.
산골짜기 유치원부터 도서벽지에 있는 작은 어린이집까지,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영양사들이 직접 발로 뛰며 영양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런 영양사들의 하루는 어떨지, 동행하면서 살펴보겠습니다.
여수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영양사인 안영란, 서현지 씨와 함께 배를 타고 금오도로 향했습니다.
센터에서 항구까지 40분, 다시 배를 타고 30분.
이들이 향한 곳은 단 3명의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입니다.
아이들 수가 적어도 관리가 소홀하지 않도록 냉장고부터 조리 과정까지 꼼꼼히 확인합니다.
(영하)18도 정도로 온도도 적정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안영란 /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영양사 : 주방 순회 방문 같은 경우는 위생 안전 지식을 전해드려요, 곰팡이 독소 노출을 줄이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아이들에 대한 영양 교육도 빠지지 않습니다.
"토마토 코를 만들어 볼까?"
[김수진 / 어린이집 원장 : 편식을 하는 아이들도 교육을 받으니까 친구들 먹을 때 같이 먹어 볼 수 있잖아요. 도서지역에서 소외되지 않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까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두 영양사가 관리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30여 곳,
배로 4시간 걸리는 거문도부터 차로 40km는 달려가야 하는 곳까지, 한 달에 15번은 도서벽지 곳곳을 방문합니다.
보람을 안고 고된 길을 나서지만 처우는 열악하기만 합니다.
횟수와 상관없이 한 달에 3만 원으로 정해진 출장 수당 등을 다 합쳐도 한 달에 받는 돈은 올해 최저임금 월급인 206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서현지 /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영양사 :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니고는 있지만 기본급이 201만 원인데 출장 수당이나 다 받아도 204만 원 정도라서 최저 시급도 되지 않거든요. 그게 아쉬운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안영란 /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영양사 : (주변 동료들이) 처음엔 긍지를 가지고 일하다가 조금씩 지쳐 가면서 그런 부분에 애로 사항이 많다, 힘들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정은 도심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에 있는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영양사의 68%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기본급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들 먹거리 안전을 이들의 사명감에만 기대는 건 아닌지, 처우 개선을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윤성훈입니다.
촬영기자;류석규
디자인;김진호
YTN 윤성훈 (ysh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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