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일본 나가사키 현에 있는 작은 섬입니다.
19세기 말부터 석탄 채굴이 시작돼 지난 1974년 폐광조치 뒤 무인도가 됐는데요.
일본이 근대화의 상징이라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했고, 유네스코는 조선인 강제 노역 역사를 있는 그대로 알리라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전쟁 통에 강제로 끌려 오다시피 한 식민지 가난한 청년들에겐 '지옥의 섬'이었기 때문입니다.
[최장섭 / 군함도 생존자 : 느닷없이 개 패듯이 패서 강제로 들고 나갔지…. 숙소는 제일 하층에 질퍽질퍽한 데, 일본인은 다 고층에….]
[이인우 / 군함도 생존자(지난 2017년) : 팬티만 입고 들어가서 일하고 나오면 아래위로 새까매요. 입만 보이고 눈만 보이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역사를 왜곡하지 말라는 유네스코의 결정문 채택에도 일본 당국은 "그동안 조치를 성실히 이행해왔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본이 군함도에 관련 역사를 알리는 정보센터를 만들긴 했지만, 강제 노역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는 의문인데요. 정보센터에서 나오고 있는 과거 거주민 인터뷰 내용 들어보시죠.
[故 스즈키 후미오 / 군함도 과거 주민 : 전쟁 중에 군함도에서 가혹한 일을 당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지난 2019년 작고한 이분은 재일교포 2세입니다.
군함도에서 1933년 태어나 1943년까지 10년 동안 산 건 사실이지만, 두 가지 측면이 지적됐는데요.
전쟁 전 일찌감치 군함도에 정착한 초기 거주자 자녀라 아예 강제징용자와 거주 지역 등이 달랐다는 점, 또 전쟁이 끝나기 2년 전 이미 이 지역을 떠나 강제징용자의 전쟁 말기 참상을 알 수 없는 인물이었다는 겁니다.
당시를 증언하는 인물 선정에 의도성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가토 고코 / 산업유산정보센터장 (지난해 6월) : 전쟁 중에 군함도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본 것, 느낀 것을 그대로 말해준 것뿐이며 우리가 (증언을) 특별히 의도적으로 유도하거나 선동한 것은 아닙니다.]
[도노무라 마사루 / 도쿄대 교수(지난해 9월) : (강제노동뿐 아니라) 객관적으로 제도적인 차별이 당연히 있었습니다. 조선인 노동자들은 일하는 곳을 바꿀 수 없었습니다. (도망을 가도) 경찰에게 붙잡혀 와서 (같은 곳에서 일해야 했습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을 막으려는 유네스코의 발언도 더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3년 전 '강력 촉구'에서 이번엔 '강한 유감'이라는 표현을 쓴 건데요.
유네스코가 일본에 요구한 재조치 이행보고서 제출 시한은 내년 12월 1일입니다.
YTN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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