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도심에서 열린 민주노총 집회에서 경찰의 캡사이신 최루액 분사기가 6년 만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분사하진 않았습니다.
경찰이 어제 고공농성을 강제진압하기 위해 진압봉을 휘두른 것 역시 10여 년 만의 일입니다.
이젠 사라진 줄 알았던 강경 진압 장비들이 현장에 하나둘씩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송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4년 충남 아산시.
회사의 갑작스런 폐업 조치에 노조원들이 농성에 들어가자, 경찰이 강제 진압에 나섭니다.
노조원들을 향해 뿌려진 액체, 눈을 찡그리며 고통스러워합니다.
[집회 참가자 (2014년 3월)]
"여기 사람들 몇 명이나 있다고 얼굴에 캡사이신 뿌리게 돼 있냐고‥"
캡사이신 최루액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집회 현장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같은 해 9월 열린 경찰개혁위원회에서 집회·시위 자유를 보장하고 진압 장비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라는 권고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6년 만인 어제, 경찰은 이 캡사이신 최루액을 다시 들고 집회 현장에 나왔습니다.
분사는 하지 않았지만, 언제든 쓸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윤희근/경찰청장 (어제)]
"캡사이신은 현장 상황에 따라서 부득이 사용이 필요하다고 그러면 현장 지휘관의 판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쓰일 캡사이신은 농도 0.0045%로 비교적 안전하다"며 "장비에 따라 분사력이 최대 10미터"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분사 가능한 최소 거리는 별도 규정이 없습니다.
오늘 열린 건설노조의 야간문화제에도 경찰은 캡사이신 분사기를 지참하고 현장 통제에 나섰습니다.
군사독재 시절 자주 보던 진압봉도 등장했습니다.
어제 새벽 전남 포스코 광양제철소.
머리를 맞고 쓰러진 노조원을 향해 경찰은 계속해서 진압봉을 휘둘렀습니다.
집회에서 경찰 진압봉이 사용된 건 10여 년 만입니다.
경찰은 일명 '물대포'를 쏘는 살수차도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 (어제)]
"그 부분을 좀 차차 시간을 두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살수차는 지난 2016년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뒤 2021년 폐기됐습니다.
'강경 진압'이란 논란에도 경찰은 "집회·시위 수는 늘었지만 경찰 인력은 줄어 더 엄정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 고헌주, 이준하 / 영상편집 :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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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서영 기자(shu@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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