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플라스틱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 그래서 지금을 '플리스틱기' 라고 부른다고 하죠?
플라스틱은 분해가 되는데 수 백년이 걸려서, 지구를 오염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 사회는 물론이고 우리나라도 플라스틱을 줄일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정부의 정책들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먼저 기후 환경팀 류현준 기자가 현장 곳곳을 점검해 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서대문구의 주택가.
매주 목요일은 투명페트병을 분리 배출하는 날입니다.
폐기물을 살펴보니, 일반 플라스틱과 투명 페트병이 같은 봉투 안에 뒤섞여 있습니다.
제가 이 일대를 1시간 넘게 돌아다녀 봤는데요.
내용물을 버리고 라벨을 떼서 압축한 후 따로 버려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고 있는 건 이 작은 봉투 하나뿐이었습니다.
투병페트병은 고품질 재생원료로 재활용 할 수 있기 때문에 지난 2021년 말부터 분리 배출을 의무화했는데, 이 지역만 안 지키는 걸까.
재활용 폐기물 선별장에 가봤습니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플라스틱 폐기물 사이사이 투명페트병들이 보입니다.
이렇게 섞여 들어오면 모두 일반 페트로 처리돼 고품질 재활용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투명페트병으로 분리 배출해도 라벨이나 내용물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 고품질 재활용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김정윤/재활용품 선별업체 임원]
"(투명 페트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순도가 떨어져서 재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으로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환경부는 작년 말까지 투명페트병 전용 선별시설 86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도 47개 뿐, 절반 수준입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선별 인프라가 부족하게 되면 음료 페트병에 사용할 수 있는 재생원료 공급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죠."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은 어떨까.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
키오스크에서 '매장 내 취식'을 선택해 음료를 주문했는데,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일회용 종이컵까지 끼워 나왔습니다.
플라스틱컵은 작년 4월부터 금지됐고,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컵은 11월부터 계도기간이 시작됐지만 지키지 않는 업소는 많습니다.
환경단체들이 1천4백여 개 매장을 조사했더니 10곳 중 6곳이 여전히 일회용품을 쓰고 있었습니다.
[박정음/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
"제도가 잘 자리 잡히도록 해야 하는데 어떤 안내나 어떤 노력들이 지자체나 환경부 쪽에서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여전합니다.)"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환경부는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 3백 원을 돌려주는 제도도 내놨습니다.
6개월 유예 끝에 작년 말부터 제주와 세종 두 곳에서만 시행 중인데, 컵 회수율은 30-40%로 목표치 90%를 크게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체육시설 내 플라스틱 용품도 작년 11월부터 판매가 금지됐습니다.
폐기물이 가장 많이 나오는 야구장에 가봤습니다.
경기장 밖에선 여전히 응원봉 같은 플라스틱용품을 팔고 있고, 관객들이 갖고 들어가도 막지 않습니다.
[배수연/야구팬모임 '크보플' 활동가]
"지금 막대풍선 같은 것도 금지하고 있긴 하지만 밖에서 팔고 있잖아요. 그거를 그냥 버리고 가시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정부는 차질없이 추진중이라는 판단입니다.
[조현수/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
"규제와 더불어서 저희는 다회용기 확산 보급, 국민 인식 전환을 위한 캠페인 등을 통해서 실질적인 플라스틱 감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한해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88kg, 세계 3위입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정인학, 이상용, 독고명 / 영상편집 :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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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준 기자(cookiedou@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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