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40대 남성이 잃어버린 물건을 찾겠다며 경찰서 지구대에 갔다가 도리어 체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분실한 봉투에 마약이 들어있던 걸 경찰이 이미 확인한 뒤였는데, 물건만 가져가려 했다가 그대로 붙잡혔습니다.
KBC 임경섭 기자입니다.
<기자>
모텔을 빠져나온 남성이 택시를 타고 사라집니다.
남성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건 흰 봉투 2개.
행인이 주워 경찰에 신고한 지 40분 만에 40대 남성 A 씨가 급히 지구대를 찾았습니다.
머물렀던 모텔을 방문해 흰 봉투의 행방을 확인하자마자 달려온 겁니다.
A 씨가 기어코 지구대까지 가서 봉투를 찾아야만 했던 이유는, 그 속에 필로폰과 현금 100만 원이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휴지에 여러 겹 싸여 있던 흰 가루를 수상히 여긴 경찰이 용도를 묻자, A 씨는 처음엔 붕산이라고 했다가 말을 바꾸는 등 횡설수설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자기가 돈 잃어버린 사람'이라고 온 거예요. 마약인지 우리가 모를 줄 알고. '마약이 아니라 개미 쫓는 붕산'이라고 (말했어요.)]
끈질긴 추궁 끝에, 결국 경찰서로 임의동행하는 과정에서 A 씨는 흰 가루가 '필로폰'이라는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경찰 관계자 : 임의동행해 오는 과정에서 마약 같은 거 추궁하니까 사실을 말하더라고요.]
A 씨에 대한 마약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한 달 전 전남 순천에서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0.5g을 구입한 뒤, 광주의 한 모텔에 머물며 두 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A 씨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형수 KBC)
KBC 임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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