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롭게 무리 지어 물을 마시는 코끼리들,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동물이죠.
그런데 이 코끼리를 잡아 식량으로 배급하겠다는 계획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최근 극심한 기근에 빠진 아프리카 남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데요.
짐바브웨 정부는 전국에서 코끼리 200마리를 살처분해서 고기를 주민들에게 나눠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보다 앞서 나미비아도 코끼리뿐 아니라 임팔라, 누우, 하마 등 대형 야생동물 700여 마리를 잡아 고기를 배급 중입니다.
기근이 얼마나 심각하길래 이런 일까지 벌이는 걸까요?
올해 아프리카 남부 일대는 작년에 발생한 엘니뇨의 여파로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최악의 가뭄이 들이닥쳤고, 대규모 식량 부족 사태로 대략 6천8백만 명이 굶주리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나미비아는 인구의 절반이 기근에 빠져 지난 5월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기도 했죠.
말 그대로 야생동물이라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 같은 야생동물 식량화 계획에 환경단체들의 비판이 잇따랐는데요.
하지만 현지 당국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천연자원을 사용한다는 헌법적 의무에 부합하는 조처'라고 해명했습니다.
실제로 이들 아프리카 국가들은 과거에도 개체 수를 조절하거나 주민 구호를 위해 야생동물을 도축한 사례가 있죠.
식량이 없어 야생동물까지 사냥해야 하는 현실,
기후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의 단면인데요.
우리에게도 경각심을 주고 있습니다.
YTN 조진혁 (chojh033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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