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정부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한덕수 총리와 국정을 협의해 나가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헌법에 맞는 거냐'며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심각한 오판이라고 비판한 미국은 사태 수습 절차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 모습입니다.
홍선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정을 협의해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를 만났습니다.
최우선 우방이자 동맹인 미국에 최근 상황과 정부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는데, 골드버그 대사는 정부 설명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우리 정부가 발표한 체제가 한국의 헌법에 부합하는지 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대행 방식과 우선순위에 여당 대표는 없다는 야당의 지적과 관련해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한미국대사관 측은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외교적 논의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관련 내용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미국의 불편한 속내는 사태 초기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커트 캠벨 / 미국 국무부 부장관 : 저는 윤 대통령이 심한 오판을 내렸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위법적 절차여서 국민의 뜻에 직면할 일이었습니다.]
계엄 선포 사실을 사전에 전혀 통보받지도 못한 데다 국회까지 무력화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크게 실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정부는 철통 같은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일로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입니다.
비상계엄 사태 후 외교부 장관이 주한미국대사를 두 번이나 만난 데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면담한 것도 이 같은 이유입니다.
[한덕수 / 국무총리 :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전 내각은 한미, 한미일, 그리고 우리의 우방과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국 역시, 표면적으로는 흔들림 없는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실망감은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YTN 홍선기 입니다.
촬영기자 : 고민철
영상편집 : 서영미
디자인 : 백승민
YTN 홍선기 (sunki05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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