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콩 기업이 가지고 있는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매각하기로 하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카드로 사용하려던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인데, 매각 중단을 위한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베이징에서 배삼진 기자입니다.
[기자]
전 세계 무역선의 6%가 지나는 파나마 운하.
양쪽 항구의 운영권은 홍콩의 CK허치슨 그룹이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달 초 미국계 자산운용사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당국과 사전협의 없이 매각 계획이 발표되면서, 이 소식을 보고 받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격노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까지 쓰며 되찾아오겠다고 눈독을 들인 전략적 요충지를 고스란히 넘긴 꼴이 된 건데, 당초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 협상 카드로 쓰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 주석이 거래를 중단시킬 방법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중국 상무부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나섰습니다.
CK허치슨 그룹에 대한 보안법과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 해외 항만사업 매각 거래 조사까지 포괄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오닝 / 중국 외교부 대변인> "원칙적으로 중국이 경제적 강압과 괴롭힘으로 다른 나라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거나 훼손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해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CK허치슨의 운영권 매각을 두고 중국 내부에서는 중국인 전체를 배신하고 팔아넘긴 것이라는 격앙된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여개국 40개 항구까지 함께 매각하면서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일대일로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본계약이 무산되기는 어렵다는 전망 속에, 계약 무산 노력이 트럼프 정부와의 긴장감을 높일 위험이 있다는 걸 중국 정부 역시 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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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삼진(bae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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