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에 발맞춰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0.25%p 내린 한국은행,
경기를 부양하고 자영업자 등 서민 이자 부담을 줄이려면 추가 인하가 필요하지만 환율과 가계부채 등 걸림돌이 산적한 상황입니다.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준금리는 그 나라의 통화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죠.
일반적으로 상대국과 비교해 기준금리를 올리면 통화가치가 올라가고, 기준금리를 내리면 통화가치가 내려가는데요.
그런데 최근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차가 2%p에서 1.75%p로 좁혀졌는데도 환율이 더 올랐습니다.
즉 우리 통화가치가 오히려 더 떨어진 겁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넘볼 정도로 치솟고 있는데,
우리가 기준금리를 내리면 환율이 더 치솟을 수 있으니 조심스러운 거죠.
게다가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 가격도 올라서 좀 안정되어가나 싶던 물가가 다시 들썩일 수 있습니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번까지는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이 다시 (통화 정책의)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집값과 가계대출이 불안한 점도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근거로 꼽힙니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시중에 풀린 돈이 부동산으로 몰려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죠.
최근 금리 인하 전후로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확대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리 인하를 늦추면 안 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고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은 서민, 특히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더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우리 경제의 성장이 멈칫했다는 점도 가벼이 볼 수 없습니다.
지난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은 0.1%로 예상치 0.5%를 크게 밑돌았는데요.
따라서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금리를 낮춰서 투자와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기' 부양이냐, 금융 '안정'이냐.
한국은행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YTN 조진혁 (chojh033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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