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에선 올해 핼러윈을 앞두고 코스프레 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단속에 맞서 '게릴라 코스프레'를 이어가며 "자유"를 외쳤습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화웨이의 3단 접이식 스마트폰 모양 포대를 쓴 젊은이 셋이 카메라 세례를 받습니다.
2018년 탈세 혐의와 성 상납 루머 속에 종적을 감췄던 여배우 판빙빙도 등장했습니다.
핼러윈을 앞두고 거리로 나와 코스프레를 즐기는 건데, 얼마 못 가서 줄줄이 잡혀가고 맙니다.
[코스프레 참여자 (지난 26일) : 경찰한테 잡혀서 화장을 지우러 갔는데 진짜 무서웠어요. 화장을 안 지우면 나를 어디 어디로 잡아가겠다고….]
경찰이 바퀴벌레 복장을 한 사람을 끌고 갈 때 구경꾼들이 부르던 노랫말 타이밍이 절묘합니다.
[상하이 주민들 (지난 26일) : 도대체 왜 전부 내 탓이라고 말하는 건지? (끝났네, 차 마시겠어!)]
마지막에 '차 마시러 간다는 말' 역시 공안 당국의 소환 조사를 비꼬는 은어입니다.
제로 코로나 폐지 이후 쌓였던 불만과 풍자 분출했던 지난해 상하이 핼러윈.
그러나 올해는 코스프레 금지령이 내려졌고, 주요 공원엔 경찰이 배치돼 인파 통제에 나섰습니다.
[상하이 경찰 : 인파를 통제하는 중입니다. (핼러윈은 다음 주 아닌가요?) 미리 오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다음 주 핼러윈까지 계속…]
시민들은 장소를 옮겨가며 '게릴라 코스프레'를 벌이며 공권력을 조롱했습니다.
"자유! (와아아아아!)"
단속 대상이 되는 코스프레 대신, 백지에 청년 실업을 풍자하는 글을 담아 저항하기도 합니다.
항간에선 지난해 별세한 리커창 전 총리 1주기와 맞물려 '핼러윈 계엄'이란 말까지 들립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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