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2일 태풍 마와르 영향으로 폐쇄됐던 미국 괌 공항이 일주일 만에 운행을 재개하면서, 우리 관광객들도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았습니다.
언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몰라 불안감에 떨어야 했던 관광객들은 우리 공항에 착륙하자마자 박수를 치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습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적막감과 초조함이 느껴지는 공항 입국장 앞.
스케치북에 이름을 적어 놓고 돌아올 가족을 애타게 기다립니다.
[곽병우 / '괌 고립' 관광객 가족 : 바람 불고 이런 거는 둘째 치고 22층에 애들이 숙소에 묵었거든요. 수돗물도 안 나오고 전기도 안 나오고 먹을 것도 당연히 없죠.]
입국장 문이 열리고, 지친 기색이 역력한 관광객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두 팔을 벌려 가족들을 맞이합니다.
태풍 여파로 미국 괌에 고립됐던 우리 관광객들이 공항 폐쇄 일주일 만에 한국 땅을 밟은 겁니다.
[유한결·안다경 / '괌 고립' 관광객 : 착륙했을 때 사람들이 다 박수 쳤거든요. 살짝 울컥했어요.]
갑자기 발이 묶여 갈 곳을 잃어버린 관광객들은 공항과 호텔 로비에서 노숙하며, 돌아갈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권 모 씨 / '괌 고립' 관광객 : 말도 못해 단전, 단수되죠. 통신 두절되죠. 먹을 거 이런 거 다 떨어지고 마트에 가니까 또 물건도 별로 없고, 여러 가지로 불편했죠.]
[이명심 / '괌 고립' 관광객 : 식구가 흩어지게 됐거든요. 이산가족처럼. 방에를 못 들어가고 대피소에 대피하고 그랬는데요.]
우리 외교부가 신속대응팀을 파견하고 한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지원에 나서기도 했지만, 가장 의지할 수 있었던 건, 같은 처지의 관광객들과 우리 교민들이었습니다.
[이혜연·남무영 / '괌 고립' 관광객 : 모든 분들이 다 어려웠고 상황이 그렇긴 했는데 그냥 어떻게 잘 서로 단톡방도 만들어 서로 의지하고 하면서 잘 버티고 온 것 같아요.]
[이용현 / '괌 고립' 관광객 : 아기가 더워서 땀띠도 많이 나고 했는데 카페를 통해서 각자 필요한 것들을 서로 공유하고 이렇게 좀 많이 도움을 주셔서 또 그래도 한국 사람들이 서로 의지가 됐었고.]
이날 괌에서 한국 땅을 밟은 우리 관광객은 총 2천5백여 명.
아직 9백여 명 정도가 현지에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항공사들은 정규 편성 외에도 추가 편성을 통해 우리 관광객들의 신속한 수송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촬영기자 : 윤성수·유준석
영상편집: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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