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설가 한강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전 세계 언론을 상대로 첫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한강 작가는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상황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무력이나 강압으로 통제하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현지에 YTN 취재진이 가 있습니다. 조수현 특파원!
[기자]
네, 스웨덴 한림원에 와 있습니다.
[앵커]
한강 작가가 지난 3일 선포됐던 비상계엄령과 해제 후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군요?
[기자]
네,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첫 기자회견에는 저희 YTN 취재진을 포함해 세계 각국 기자들이 참석했습니다.
회견은 예정 시간을 넘겨 50분간 진행됐는데요.
한강 작가는 먼저, 계엄 선포 소식에 지난 며칠 동안 충격을 많이 받았고 아직도 상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계속 뉴스를 보면서 지내고 있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이어 자신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됐던 1979년과 1980년 계엄 상황과 2024년 상황이 다른 점은 계엄 상황이 생중계되어서 모든 사람이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들을 제지하려는 모습, 마지막에 군인들이 물러갈 때는 잘 가라고 마치 아들한테 얘기하듯 하는 모습도 봤다며 그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졌던 순간이라고 이어갔습니다.
또한 내적 충돌을 느끼며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려는 젊은 군인과 경찰의 태도도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작가는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방식의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대표작 '채식주의자'에 대해선 어떤 내용이 있었나요?
[기자]
네, '채식주의자'를 통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물었는데요.
한강 작가는 이 소설이 여러 층, 맥락(layer)을 가지고 있어서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인간이 폭력을 거부할 수 있나, 그러려고 할 때 어떤 상황이 일어나는가 등을 다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엇이 정상인지, 우리가 얼마나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지, 우리의 신체가 최후의 피신처일 수도 있는지 등의 질문들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에서 채식주의자에 고통스럽게 공감하면서 읽어주는 분들도 있지만 오해도 많이 받고 있는데, 그게 이 책의 운명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유해도서로 낙인찍히고 도서관에서 폐기되는 것은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것은 사실이라며, 도서관 사서들의 권한을 잘 지키는 방향으로 사회가 나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강은 문학의 역할에 대해서는 "문학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또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어 가는 그런 행위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런 행위들을 반복하면서 어떤 내적인 힘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한강 작가는 이번 기자회견에 이어서 한국 시간으로 일요일 새벽 1시에 스스로의 작품 세계를 돌아보는 강연을 1시간가량 한국어로 진행합니다.
문학과 삶에 대한 통찰을 담은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강연은 노벨 주간 주목되는 일정으로 꼽는데요.
사전 초청자에 한해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지만, 노벨위원회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됩니다.
한강 작가는 이어 시상식과 연회, 현지 번역가와의 대담 등 오는 12일까지 이어지는 공식 일정들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YTN 조수현입니다.
촬영 : 유현우
YTN 조수현 (sj10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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