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에펠탑이 보이는 화려한 전경 뒤에 파리의 또 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있습니다.
파리의 내장 기관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하수도 박물관'이 그 주인공입니다.
일상에선 좀처럼 접할 수 없는 지하 세계가 파리 시민은 물론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고 합니다.
파리의 땅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외관은 여느 박물관처럼 평범해 보이지만, 몇 걸음만 내려가면 비밀스러운 지하 세계가 펼쳐집니다.
파리의 내장 기관 격인 길이 2천4백 킬로미터의 긴 하수도를 직접 보니 왠지 모를 위압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현직 하수도 청소부이자 박물관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는 미켈 씨와 함께 하수도 곳곳을 살펴봤습니다.
[미켈 / 가이드·하수도 청소부 : 저는 4년 동안 하수도 청소부 일을 했습니다. (하수도 시설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지만 좋은 삶을 위해선 꼭 필요한 부분이죠. 신기하리만큼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요. // 카타콤 외의 파리 지하 세계를 본다는 건 생소한 경험이니까요.]
1800년대 파리 도시계획을 기획한 오스만 시장의 명령으로 시작된 대대적인 하수도 공사.
17세기 프랑스에는 하수 시설이 없어 거리 곳곳에 오물이 넘쳐났다는데요,
이를 피하고자 하이힐이 유행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입니다.
그런 점에서 제 눈 앞에 펼쳐진 하수도가 단순한 시설 이상의 존재로 다가옵니다.
프랑스 사람들에게 이 지하 세계는 비교적 친숙한 장소인데요,
프랑스의 유명 작가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 [레미제라블]의 배경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1984년 이곳에서 발견된 거대한 악어는 프랑스의 전설로 남아 훗날 파리 올림픽 개막 영상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습니다.
[마틸 / 관람객 : 지하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우리가 쓴 물이 어디로 나가는지 보는 게 흥미로웠어요.]
전시관 한쪽에는 청소부가 실제 업무에 사용하는 작업복과 도구가 전시돼 있는데요,
맨홀 뚜껑을 들어 올리는 막대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성인 여성이 들어올리기 힘든 무게네요.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주소 표지판.
하수도 곳곳엔 지상과 일치하는 주소가 쓰여 있다는데, 덕분에 하수도에서 발견된 귀중품의 주인을 찾아주기 수월하다고 합니다.
"위쪽과 똑같이 항상 이렇게 거리 이름이 써 있대요. 위에도 있고 아래도 있고."
이어 보이는 거대한 구 모형은 실제 하수도를 청소할 때 쓰이는 도구라고 하는데요,
이 도구가 하수도에 남은 찌꺼기를 제거한다고 합니다.
[다비드 / 관광객 : 처음 와 봤는데요, 파리의 하수도가 궁금했어요. 파리 아래를 볼 수 있다는 게 무척 흥미로워요. 여기 와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을 위해선 꼭 필요한 시설 하수도.
파리가 화려하게 빛날 수 있는 건 축축하고 캄캄한 발아래 땅속 세계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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