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말라는 검찰, 그래도 가겠다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둘 사이 기 싸움이 팽팽한 가운데 지난달 2일 '기습 출두'한 일에 이어 송 전 대표가 또 자진 출석을 했습니다.
정치인들이 부르지도 않은 검찰에 스스로 나가 조사받겠다는 사례, 흔한 일은 아니죠.
그렇다고 이번이 처음인 것도 아닙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20년 전, 불법 대선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받은 적이 있는데요.
[이회창 / 전 한나라당 총재: (검찰 출석에 앞서서 한마디 해주시죠?) 나중에 이야기할 말이 있을 겁니다.]
박지원 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모두 검찰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기습 출두한 적이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이렇게 검찰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속내는 뭘까요?
먼저 구속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란 분석이 있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구속영장 청구에 대비해, 수사에 적극 협조한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라 보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정치인 수사는 여론을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거라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이회창 전 총재는 참고인 신분으로만 조사받고 불입건 처리돼 수사 단계에서 종료됐고, 박지원 당시 당 대표, 안희정 전 지사도 각각 체포영장 혹은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결론적으로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와 함께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강조하면서, 지지층을 향해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가 있을 거란 의견도 있습니다.
[송영길 /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요즘 검찰은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 지지도가 떨어질 때마다 언론에 야당 전현직 대표와 의원들의 피의사실을 흘리고 압수수색, 구속영장 청구 등 정치쇼를 하고 있습니다.]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돈 봉투'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윤관석, 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지죠.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면 송 전 대표와 관련한 검찰 수사도 분수령을 맞을 수 있는데요.
송영길 전 대표의 자진 출석 카드가 묘수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
앞으로의 검찰 수사 향방에 관심이 모입니다.
YTN 박희재 (parkhj02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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