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김다혜 장우리 기자 =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권모(36)씨는 이번 주말 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스키장에 다녀오려 했지만 결국 취소했다. 직장 상사로부터 "사람이 많은 곳에 갔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라도 걸리면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말을 들어서다.
권씨는 25일 "특별히 업무가 바쁘지 않으면 휴가를 낼 때 크게 눈치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때가 때인 만큼 눈치가 보여 휴가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급속히 확산하자 권씨 회사처럼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휴가를 자제하라는 방침이 나온 기업체가 늘고 있다. 휴가를 내고 여행을 갔다가 확진자라도 만나면 자가격리해야 해 일에 지장이 생길 수 있고, 행여 감염되기라도 하면 최악의 경우 직장이 전체 폐쇄될 수 있어서다.
LG전자는 인천 사업장 직원의 가족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되자 해당 직원이 근무하던 연구동을 24일 하루 폐쇄했다.
삼성전자도 구미사업장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전 사업장을 일시 폐쇄했고, SK하이닉스에서는 대구 확진자와 접촉한 신입사원과 폐렴 증상을 보인 직원이 나와 20일 이천캠퍼스 임직원 800여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국내 대형 금융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하는 최모(49) 씨는 "직원 중 확진자가 1명이라도 나오면 해당 직원이 일하던 사무실을 폐쇄해야 해 회사에 끼치는 손해가 막심하다"며 "직원들에게 출장이나 여행을 위한 휴가 등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TV 제공]
회사의 이런 조치를 직장인들은 일견 이해하면서도 불만을 감추지 못한다. 미리 준비했던 여행을 취소하면 각종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데, 회사가 수수료를 대신 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직장인 정모(30)씨는 회사에서 '해외여행을 자제하라'는 공지가 내려와 예정됐던 동남아시아 여행을 취소했다. 환불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