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5일(금) 밤 10시 50분 1TV 방송
■ 반려동물은 소중한 가족, 제발 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
마당 넓은 전원주택에 사는 윤공순, 노영주 씨 부부는 세 마리의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 온순한 백구 ‘진순이’, 호기심이 많은 ‘장군이’ 그리고 천방지축 ‘덕구’. 그 중 막내인 덕구는 2년 전 입양한 늦둥이로 집에서는 물론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회사에도 따라 다니는 껌딱지다. 지금은 아무나 잘 따르고 뜀박질도 잘하지만, 덕구가 다시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네 발로 땅을 딛고 서기까지 오랜 시간과 공이 들었다. 덕구는 2년 전, 한 동물단체에 의해 구조되었다. 염산테러를 당해 네 발이 모두 까맣게 탄 채였다. 범행은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벌어졌고, 가해자는 끝내 잡히지 않았다. 녹아들어가는 발바닥과 발가락을 모두 잘라내야 했던 덕구를 입양한 공순 씨와 영주 씨 부부는 발바닥에서 피가 멎지 않는 덕구를 1년 동안 품에 안고 살았다. 덕구가 발가락이 다 잘려나간 네 발로 다시 달릴 수 있게 된 건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 동물학대 왜 일어나는가?
“머리가 피로 물든 개가 좁은 철창에 갇혀 있어요”
제보를 받은 한 동물 구호단체가 경기도 성남의 고급 빌라촌으로 달려갔다. 공공화단 옆 좁은 철창에는 피로 얼룩진 혹을 달고 있는 백구 ‘동경이’가 갇혀 있었다. 견주는 학대도 방치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종양이 나서 동물병원에 데려갔는데 수술이 힘들다고 해, 하는 수없이 약으로 치료중이라는 것이다. 견주의 동의를 얻어 동경이를 동물병원으로 옮겼다. 동경이의 머리에 난 종양은 다행히 근육층까지 파고 들지 않아 수술이 가능하고 또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해충과 세균 감염의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 치료의 책임을 다하지 않아 반려동물을 고통 속에 내버려두는 것도 엄연한 동물보호법 위반, 즉, 학대다. 그러나 견주가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수술을 마친 동경이는 다시 돌아가야 한다. 견주의 집 밖에 있는 공공화단 옆 비좁은 철창으로...
동물학대는 고의적으로 일어나기도 하지만, 잘 몰라서 일어나기도 한다. 동물학대 현장이나 영상을 목격하고서도 74%의 시민들이 신고를 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동물학대인지 확신할 수 없어서라고 한다.
■ 반려동물은 물건이 아닌 ‘생명’!
지난해 7월, 예미숙 씨는 자식 같던 고양이 ‘자두’를 잃었다. 이른 아침 한 남성이 자두를 잔인하게 살해해 인근 숲에 유기한 것이다. 특별한 동기는 없었다. 그저 ‘유기묘인 줄 알았다’는 게 고양이를 잔인하게 살해한 이유였다. 그러나, 자두는 유기묘도 아니었고, 설령 유기묘라고 해도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이유가 될 수는 없었다. ‘경의선 고양이 살해 사건’으로 알려진 자두의 죽음은 사회적인 공분을 샀고, 범행의 심각성을 받아들인 법원은 살해범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례적인 판결이라고 했지만, 예미숙 씨에게는 충분하지 못했다.
“나는 가족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법은 재물을 잃었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은 “동물에 상해를 입히거나 신체적 고통을 준 사람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동물보호법으로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람은 3,360명. 그러나 이 중 단 네 명만이 구속됐고, 6개월 이하의 실형을 선고받거나 혹은 집행유예로 사실상 처벌을 피해갔다. 동물을 학대하고도 검거되지 않는 경우는 검거된 숫자보다 훨씬 많지만 통계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한 전문가는 동물학대를 심각한 범죄로 인식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반려동물이 안전하게 살 수 없는 사회는 인간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 인간과 동물은 세상의 동등한 창조물
두치와 뿌꾸를 공격한 가해자도 끝내 붙잡히지 않았다. 한쪽 눈이 찔리고, 목 뒤가 불에 그을린 두치와 뒷다리를 절뚝이는 뿌꾸는 한 달 전, 광주광역시에서 함께 구조됐다. 무슨 일을 당했는지 뒷다리가 골절됐다가 잘못 붙은 뿌꾸는 사람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두치는 그런 뿌꾸 곁을 호위무사처럼 지킨다. 다행히 뿌꾸를 보살피겠다는 임시보호자가 나타났지만, 두치와 떨어지게 된 뿌꾸는 임시보호자의 온갖 정성에도 불구하고 불안에 떨며, 인간을 향해 굳게 닫아버린 마음을 열지 못한다. 몸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큰 두치와 뿌꾸는 다시 행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