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일시 : 2021년 12월 17일(금) 밤 10시 50분 (KBS1)
이상 기온으로 인한 대형 산불과 홍수로 몸살을 앓는 지구!
이런 기후 재앙의 원인은 다름 아닌 ’습지‘에 있다?
생물 종의 40%가 사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탄소를 저장하고, 공기를 정화하는 기능은 물론 다양한 생물종들이 서식하는 습지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습지가 무분별한 개발에 의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습지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생명들 역시 그 생존을 위협받게 되는데
특히 람사르 습지 등재를 앞둔 ’화성 습지‘ 또한 보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우리가 꼭 알아야하는 습지 속 생명들의 이야기,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생하며 살아갈 해법은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화성습지의 고민
화성 화옹지구에 펼쳐진 드넓은 농경지는 간척사업으로 바다를 막아 만든 논이다. 이 논은 삶의 터전을 잃은 어민들에게 보상으로 지급됐지만, 염분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논에 농사를 지은 어민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웃 마을의 갯벌까지 원정을 나서보는데...그것도 눈치가 보여 힘겹다.
황금어장을 마음껏 누리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어민. 남아있는 연안습지라도 지키고 싶은
작은 바람이다. 연안습지 뿐 아니라 내륙습지에 또 다른 개발 소식이 들린다. 수원 군 공항이 화성습지로 이전할지 모른다는 소문. 과거 미 공군 폭격훈련장으로 습지를 잃었던
아픔이 있는 화성습지 주민들은 또 다시 아픔을 겪진 않을까 불안감에 휩싸여있다.
#화성습지의 진짜 현실을 마주한다!
그렇다면 화성습지의 지금 상태는 어떨까? 18년 전, 화성습지의 생태를 연구했다는 서울대 해양저서생태학 김종성 교수는 건강하던 옛 화성습지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가리맛조개 산지였던 갯벌, 그런데 다시 찾은 화성습지의 모습은 180도 달라졌다. 심각한 사막화가 진행된 것이다. 내시경 카메라를 통해 습지 상태를 면밀히 분석하자 뻘이어야하는 갯벌은 모래로 바뀐 상태. 무엇보다 화성 방조제 안쪽과 바깥쪽의 생태환경은
너무나 상반된 모습이다. 훼손된 갯벌을 회복시킬 방법은 없는 것일까?
#습지가 사라지면 생태계도 사라진다!
부산광역시 을숙도의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는 풍부한 먹잇감 덕에 매년 수많은 철새가 찾는 주요한 월동지다. 하지만 최근 그 철새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그 원인은 역시 습지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 부산대 생명과학과 주기재 교수와 습지 소실의 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경상남도 함안군 역시 공장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습지가 훼손된 대표적인 지역 중 하나다. 특히 함안의 3대 습지로 알려진 유전늪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평생을 함안에서 보낸 주민들은 찐득찐득하고 냄새 나는 습지에서 물고기가 가득하고 깨끗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이곳에 공장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되짚어 본다.
#개발과 보존의 갈림길
습지를 개발하려는 자와 보존하려는 자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경삼남도 양산 사송신도시에는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얼마 전 이곳에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 위기종으로 알려진 고리도롱뇽이 발견되었다. 개발로 습지가 사라지면서 길을 잃은 고리도롱뇽이 차가운 맨홀 안에 갇힌 것. 이들을 위해 대체 서식지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공사 관계자의 대립! 습지에 사는 생물 종 하나가 사라지면 그 주변에 얽혀있는 생태계 가 연쇄반응적으로 무너지는데... 개발과 보존이 함께 갈 수는 없는 것일까?
#미국이 습지를 지키는 법, ’습지은행제‘
탄소 흡수량이 엄청나 기후 변화의 열쇠가 될 습지. 따라서 습지를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데, 이를 일찍이 깨닫고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 뉴저지의 메도우 랜드, 습지대인 이곳의 과거는 쓰레기 매립장이다. 놀라운 변화가 가능했던 이유, 바로 미국의 ’습지총량제‘와 ’습지은행제‘? 개발로 습지를 손실한 만큼 개발자가 습지를 복원하고 관리하도록 하는 제도라는데.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어떻게 습지를 지켜나가고 있을까? 경기도 고양시의 안곡습지공원. 과거 아파트 단지 개발로 훼손될 뻔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굳건히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힘겨웠던 그때의 기억을 주민들의 입을 통해 들어 본다. 또, 람사르 습지로 알려진 창녕의 우포늪 역시 주민들의 노력으로 지켜진 곳이다. 특히 습지뿐만이 아니라 이곳의 상징인 따오기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있다는데... 창녕의 따오기 지킴이들을 만나 본다.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습지의 가치
습지를 지키는 일은 미래 시대 닥칠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일이다.
작은 연안습지 하나를 지킬 때 얻을 수 있는 탄소 흡수량은 숲에서 배출하는 그린카본의
약 50배나 높다. 게다가 약 1,300만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연간 승용차 11만대의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양이다. 습지의 놀라운 기능 중 하나는 생물과 토양의 오염물질을 정화해주고
대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공기를 맑고 깨끗하게 할 뿐 아니라 풍부한 먹이와 서식처를
제공해 생태계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가 습지를 지켜야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습지가 사라지지 않도록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가 미래 세대들에 남겨줄 소중한 유산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다.
KBS 다큐 온-습지가 사라진다 편은 2021년 12월 17일 (금) 밤 10시 50분 KBS1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