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은 점점 기억에서 잊히는 역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6월 25일에 방송되는 KBS <다큐 On>에서는 2021년 6·25전쟁 71주년을 맞아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6·25전쟁’을 기억해 왔고, 그 기억이 왜 중요한지를 재조명하고자 합니다.
▶ “함께 살아 돌아오지 못해 미안한 전우들에게” 국군 전사자 147구 복귀 신고자 류영봉씨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만난 류영봉(UN 연합군 미 7사단 참전 카투사)씨,
학생 신분이었던 그는 키가 충분해 입대해야 한다라는 말을 듣고 군용트럭에 몸을 실었다.
미 7사단으로 입대한 그는 부산항을 거쳐 일본 후지산 인근에서 3주간의 군사훈련을 받았다.
이후 인천상륙작전, 장진호 전투, 흥남철수작전에 이르는 전투에 참전했다.
그가 기억하는 6.25전쟁, 그날의 기억을 들어본다.
▶ 유해봉환 147구 중 신원이 확인된 故 김정용 일병의 동생 김민자씨
70년 만에 고국에 복귀한 미발굴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 김민자씨는 147구 유해 중 신원이 밝혀진 고 김정용 일병의 동생이다. 미 7사단, 군번 K1113053. 그동안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었던 이 숫자로 인해 그녀는 70년 만에 오빠와 다시 만났다. 김민자씨에게 70년 동안의 기다림은 회한의 세월이었다.
▶ 미발굴 국군 전사자 故 서병구 일병의 딸 서금봉씨
서금봉씨는 6.25 전쟁이 발발하고 한 달 뒤인 1950년 7월 부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故 서병구 일병은 딸이 태어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전쟁터로 나갔다고 한다. 어머니 살아 계실 때 자주 갔던 소원사. 지금도 어머니가 생각날 때면 기도하러 가곤 한다는데, 아버지의 유골을 찾아 돌아가신 어머니 묘에 합장해 드리는 게 죽기 전 해야 할 의무이자, 한평생 고생만 하다 가신 어머니의 소원을 이뤄드리는 것이라는데.
▶ 터키 참전용사 후손 일라이다 아심길
부모의 이민으로 독일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 시절 베를린의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3개월간 배운 뒤 졸업한 2018년 3개월간 한국 배낭여행을 했다. 한국에 오자마자 그가 처음 방문한 곳이 서울 소재 용산 전쟁기념관이다. 그녀의 조부는 터키 첫 파견부대로 한국에 왔다. UN의 참전이 결정된 후 1950년 터키 이스탄불 항에서 한국 출발 군함을 타고 한 달 후 부산에 도착했다고 한다. 미군으로부터 무기를 받고 한 달간 훈련을 받은 후 최전방에 배치돼 중공군과 싸웠고 1년 뒤 귀국했다. 터키군의 참전 인원은 1만4천936명으로 참전국 가운데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코트니
6·25 참전용사 빈센트 R. 코트니(Vincent R. Courtenay·86)씨는 7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눈을 감으면 끔찍했던 기억이 또렷하다며 감회를 밝혔다.
6·25전쟁 당시 한국으로 파견된 캐나다군은 2만6000명. 전사자가 516명으로, 참전 국가 중 다섯째로 많았다. 코트니씨는 1951년 16세의 나이에 참전해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제2차 후크고지 전투(1952년 11월 18~19일)에서 싸웠다. 지난 2007년부터 개최하는 턴 터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도 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에 6·25 참전 유엔군 전몰장병을 기리자는 뜻에서 UN 기념공원을 향해 묵념하는 추모 행사다.
▶ 참전용사를 사진에 담다, 기록하다, 기억하다 사진작가 ‘라미현’
6·25전쟁에 참전한 22개국 참전용사들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목소리나 영상을 기록하는 일을 하는 사진작가 라미현. 라미현씨는 정전 70주년인 2023년까지 유엔 참전국을 방문해 참전용사들의 사진과 영상을 기록할 계획이라는데...
KBS1 8월 21일 밤 10시 50분 <다큐 On>에서 누군가에겐 조금씩 잊혀가는 역사지만 누군가에겐 눈 감는 날까지 붙잡고 싶은 6·25전쟁의 기억과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