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탄소 중립’은 전 지구적인 과제가 되었다.
화석 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은 과잉 상태에 이르러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라는 결과를 낳았고
그것이 결국 전 인류를 위협하는
환경의 역습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속에서 각종 넝쿨 식물을 이용한 이른바 ‘녹색 커튼’으로
도시의 ‘에코 브리지’를 만들어 탄소 중립을 모색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을 도시 농부라고 소개하는 박기홍(50) 씨가 그 주인공이다.
자신의 집 옥상 텃밭에서 각종 실험을 거쳐 만들어 낸 ‘녹색 커튼’.
서울의 관공서나 각급 학교, 어린이집으로 확산되고 있는 녹색 커튼 현장을 통해
도시 공간에 있어서 녹색 식물의 중요성을 확인해 보고
진정으로 ‘우리가 살아야 할 공간’은 어떤 것인지 모색해 본다.
▶서울 한복판에서 농사짓는 사나이
-“옥상 텃밭은 작은 실험실입니다”
서울하고도 강남에 위치한 박기홍(50) 씨의 자택 옥상에는 작은 텃밭이 있다. 10평 남짓의 이곳에서 그는 1년에 130여 종의 작물들을 키워낸다. 그가 이곳을 ‘작은 실험실’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이곳에서 녹색 커튼을 만들기 위한 각종 넝쿨 식물들을 시험 재배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출신은 박기홍 씨는 옥상 텃밭에 자동급수 시설을 직접 만드는가 하면, 태양광 시설, 음식물 쓰레기 발효기, 빗물 저장통 등의 시설을 갖추고 지구 환경을 살릴 수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일명 ‘박가이버’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어 내는 그는, 도시에서 더욱 편리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적정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그의 옥상에는 특별히 ‘열대식물 구역’이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는 잘 자랄 수 없었던 차요테나 열매마와 같은 열대성 식물들이, 최근 들어 좋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는 “서울이 그만큼 뜨거워졌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뜨거워지고 있는 도시 서울에서는 어떤 식물들이 도태되고 있으며, 또 앞으로 어떤 식물들이 키우기에 적합할 것인가. 박기홍 씨의 옥상 텃밭에서 이뤄지고 있는 실험을 통해, 지구 온난화 시대 도시 생태계의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예측해 본다.
▶도시 농부들의 ‘탄소 중립’ 프로젝트
-“상상하는 모든 공간에 식물을 심고 싶다”
박기홍 씨와 동료 도시 농부들은 서울 중계동 천수 텃밭에 자리를 마련하고 각종 작물들을 시험 재배하고 있다. 특히 나팔꽃, 조롱박, 수세미, 제비콩 등의 수직으로 자라는 넝쿨 식물들은 훗날 녹색 커튼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도시 농부 이은수(57) 씨는 “협소한 도시 공간에 더 많은 식물을 심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직 식물이 용이하다”고 말한다. 그 또한 자신의 옥상 텃밭에 각종 식물들을 심고, 파이프 팜 등 도시에서 농사지을 수 있는 각종 방법들을 고안해 내고 있다. 이들은 “도시 농부는 단순히 작물을 길러내는 사람이 아니라, 기후 농부”라고 말한다. 환경을 살리는 도시 농부들의 활동들을 조명해 본다.
▶에코 철학으로 만들어 낸 ‘녹색 커튼’
-“회색 도심 속에 자연을 끌어 왔어요”
박기홍(50) 씨와 도시 농부들은 수많은 실험과 연구 끝에 녹색 커튼을 만들어 냈다. 녹색 커튼은 건물 앞에 덩굴 식물들을 길러서 그늘막을 형성해 내는 것을 말한다. 박기홍 씨는 “녹색 커튼의 가장 큰 효과는 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뛰어난 열 감소 효과를 통해 에어컨 가동을 줄임으로써 에너지 절감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해본 결과 실제로 엄청난 온도 감소 효과를 보였다.
물론 이런 기능적인 효과이외에도 도심 속에 녹색 식물을 심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심리적` 정서적 효과도 탁월하다. 그래서 도시 농수 이은수(57) 씨는 “녹색 커튼은 회색 도시 속에 자연을 가져 온 것”이라고 말한다.
녹색 커튼이 설치된 어린이 집, 도서관, 관공서들의 현장을 찾아 녹색 커튼의 효과에 대해서 알아보고, ‘탄소 중립’과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가 사는 도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를 모색해 본다.